기록

일주일의 자전거

지난 일주일, 자전거를 좀 무리해서 탔더니 다리가 아프다. 외출할 일이 좀 많았던 탓이다. 11.12 1 녹두>학교>정부중앙청사>홍대입구역>신촌>녹두11.11 2 녹두>숙대입구역>학교>녹두11.10 3 녹두>학교>녹두11.09 4 녹두>마로니에공원>성균관대학교>녹두11.08 5 녹두>숭실대학교>서울역>공덕오거리>녹두11.07 3 녹두>학교>녹두11.06 7 녹두>학교>신촌>녹두 total 171.8km다리가, 아플만도 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정도면 뭐, 부산도 가볼만 하겠다는 생각도. 8km ↩ 9km ↩ 2km ↩ 6km ↩ 3km ↩ 2km ↩ 8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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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침

  탁, 밥통 스위치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이십 분쯤이 지났다. 아침이라기엔 늦은 시각에 일어났다. ‘평일 오전 아홉시’로 설정되어 있는 알람을 무시하고 계속 잔 터였다. 금요일은 그들에겐 평일이지만, 내게는 유일하게 완전히 하루가 비는 날이다. 물론 고정적인 일정에서의 이야기이고, 오늘조차도 따로 잡힌 일정이 있으니 완전한 휴일은 아니다.  잠을 깨서 제일 먼저 한 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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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하지 마세요

  내가 딱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서울의 차도를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는 괜한 유대감 같은 것이 있다. 생전 모를 뿐더러 다신 볼 일 없을 사람인데도 스쳐 지나가는 이들끼리 인사를 나누고, 격려를 주고받는 식이다 짐받이의 물건이 떨어질 것 같거나 타이어에 바람이 없어 보이면 그런 것들을 귀띔해 주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말을 건다. 며칠 전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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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열한번째 만남

  맞은편에서 사람 둘이 걸어온다. 한쪽은 계속 말을 걸고 다른 한쪽은 곤란한 표정으로 계속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대화를 거절하는 제스쳐다. 말을 거는 쪽은 낯이 익다. 늘 저렇게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서서 "교회 다니세요?"하고 묻는 사람이다. 아니요, 하고 답하면 "다른 종교는 있으세요?"하고 묻고, 다시 아니요, 답하면 "교회나 성경공부에 관심 있으세요?"하고 묻는다. 세번째로 아니요,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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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결에 그는

나는 어느날부턴가, 고기를 끊었다.나랑 늘 밥을 같이 먹는 그 역시, 얼결에 끊다시피 하게 되었다. 나는 어느날부턴가, 자전거를 탔다.신림역쯤에서 만나 영화라도 보는 날이면, 나는 자전거를 끌고, 그는 나를 따라 걸었다. 나는 세제를 쓰지 않는다.내 방에서 그는 가끔,나 대신 설거지를 하며 투덜거린다. 내 방에는 인터넷 회선을 설치하지 않았다.영화를 보기는커녕 웹서핑조차 할 수 없는내 방에서 놀기 위해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