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0.(토) 분실물

아침에 ― 실은 아침에 잠들었으므로 한낮에 ― 잠에서 깨어 전화기를 집어드니 카드 결제 알림 네 개가 떠 있었다. 둘 다 4,000원씩이었고 집앞에 있는 브랜드의 편의점에서였다. 어제 저녁에 편의점에 다녀와서는 알림을 확인하지 않고 방치했던가. 편의점에서 무언가 사기는 했던가. 그것도 두 번이나. 4,000원짜리를. 집앞에서 사는 건 대개 1,000원짜리, 2,300원짜리, 그리고 4,800원짜리다. 펼쳐 보니 결제 두 번, 결제 … [읽기]

26.03.06. (금) 갱서가 혹은 장서가

새삼스런 소리지만 장서가藏書家 ― 책을 많이 간직하여 둔 사람 ― 는 독서가讀書家 ― 책을 많이 읽는 사람 ― 와는 다르다. 애서가愛書家 ―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 와도. 물론 겹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렇지 않다. 애초에 누가 보든 장서가랄 만큼 책이 많았던 적은 없지만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살림의 규모를 생각하면 꽤 많이 갖고는 있었다. 할인하길래 … [읽기]

2025.08.10.(일) 혹은 2025.08.12.(화)

어제였나, 그끄제였나. (기분으로는 그제 같은데 그제는 도서관 휴무일이었다.) 느지막히 일어나 도서관에 간 것이 오후 세 시쯤. 전산실에서 일을 하는둥 마는둥 하다 보니 금세 두 시간 사십 분 가량이 지났다. 문 닫기 이십 분 전. 짐을 싸서 일어서는데 뒤에서 어떤 노인이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무언가 부탁하다 거절 당하는 모양새였다. 아마도 조금 … [읽기]

2025.05.22.(목)

새삼스런 소리지만 최근 들어 지속가능성이 거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방금은 산책을 나갔다 들어왔다. 산책은 하지 않았다. 아파트 후문을 나서 골목을 잠깐 더 가서는 큰길에 닿자마자 발길을 돌렸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잠시 일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장을 보러 갔다가 판촉하는 소리에 질려서 얼른 나왔다. 허기는 채워야 하므로, 또 씨리얼을 샀다. 지난 며칠간은 하루에 길어야 두 시간 … [읽기]

2025.03.15-17.(토-월)

2025.03.15. (토)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 반팔 차림으로 행진을 시작했는데 길가에 있던 한 노년 남성이 말을 걸었다. 춥지 않냐고, 괜찮다고 했더니 손을 덥썩 잡으며 몇 번인가 인사와 응원을 했다. 남들 외투 입을 때 반팔 차림으로 다니면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거는 건 흔한 일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어두워서 얼굴도 잘 안 보여서 별 생각 없이 …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