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달구지

  집시 달구지, 라는 말이 떠올랐다. 기억 속에서 떠오른 것은 아니다. 시詩에 대해 생각하던 어느 날, 문득 떠오른 말이었다. 달구지에 시를 모으는 집시, 내 머릿속에는 책이 가득 실린 수레 앞에서 즐거이 웃고 있는 한 사람의 집시가 떠올랐다. 그렇게, 집시처럼, 살고 싶다고 나는 생각했다. 유랑하며, 음악을 즐기며, 자유롭고 즐겁게. 나의 이름이 집시였기를, 나는 바랐다.   하지만 … [읽기]

무슨 한이 그렇게 많길래

주의 : 여성, 혼혈인 등을 비하하는 단어가 인용되어 있습니다.   인종차별금지법 입법 공청회, 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앉아 있다. 누군가에게 시집 갔던 어머니가, 남편보다 잘 생긴 자신을 낳아서 쫓겨 나고 말았다는 한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농담이다. 그의 어머니가 낳은 것은 남편보다 잘 생긴 아이가 아니라, 백인과의 혼혈인이다. 양공주, 자신의 어머니가 한 때 … [읽기]

한강변, 자전거

  처음으로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 도로에는 그늘조차 없었지만, 강바람을 맞으며 타는 자전거는 나쁘지 않았다. 강가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었고, 벤치에 앉아서 쉬는 사람도 있었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강물 속에는 아마도 몇 가지의 물고기와 벌레들, 그리고 어쩌면 거북이나 자라 따위가 살고 있었을 것이다. 자전거를 탄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한, 어느 낚시꾼의 미끼에 걸리지 … [읽기]

나는 그들을 욕할 수 없다

  나는 그들이 싫다. 어쩌면 미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진 대오를 지나가려는 운전자들에게 욕을 퍼붓고, 싸움이 나면 여자들은 뒤로 빠지라고 소리치고, 흥분하면 경찰 개개인을 폭행하는 그들이 나는 싫다. 그들은 대표적인 집단으로 말하자면 민주노총, 특히 금속노조로 대표되는 이들이고 개인적인 수준에서 말하자면 마초적이고 폭력적인 노동운동가, 혹은 노동자들이다.  어제도 그랬다. 상용차로의 행진이 실패하자 그들은 쇠파이프를 들었다. 누군가는 그들에게 박수를 …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