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 즐거운 것은

시골이 즐거운 것은 죽음이 자연스러운 탓이다. 잡동사니를 태우는 냄새가 솔잎의 향기와 하나로 어울리는 것은 시골집 마당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잡동사니를 태운 흰 연기가 하늘로 피어올라 구름 앞에서 스러지는 것은 시골의 하늘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삶이 그렇듯 죽음이 축복받을 수 있기에 시골은 즐겁다. 죽음이 다가와도 숨을 필요가 없기에, 삶을 주위와 함께 했듯 죽음 역시 저들과 함께 맞을 … [읽기]

서울역 그로테스크

   3월 7일 저녁, 서울역에서는 달포 전 경찰의 진압 작전으로 죽음에 이른 이들에 대한 추모제가 열리고 있었다. 그런 곳이 늘 그렇듯, 무대를 바라보거나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경청하는 사람들과, 하필 이런 데서 저런 일을 하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이들이 섞여 있었다.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무대에 올라 있는 것은 어느 악사(樂士)였다. 낯선 악기가 낯선 가락을 흘리고 있었다. 낯선 … [읽기]

아직 끊지 못한 것들

   수업에서는 아니었지만, 대학에서는 참 많은 것들을 배웠고 또 깨쳤다. 아는 것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해야 할 일도 늘었지만 반대로 해서는 안될 일들 또한 늘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해내지 못한 것들도 꽤 있다. 그 중 내가 오래동안 노력하고서도 아직 완전히 해내지 못한 몇 가지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졸업 전부터 했었다. 그러고서도 … [읽기]

어제는 3.8 여성의 날

1.   난생 처음으로 3.8 여성의 날 행사에 다녀왔다. 내 정보력의 범위 내에 있는 여성의 날 행사는 여성연합 등에서 주최하는 전국여성대회와 전국학생행진 등에서 주최하는 여성의 날 문화제, 이렇게 두 개인데 둘 다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단체들에서 여는 거라 그간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다.(어제 다녀와서 좀 찾다보니 민주노총에서 하는 여성 노동자 결의대회 같은 것도 있긴 …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