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Crackdown, 광화문 교보문고 앞

반갑습니다, 대학생사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종주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4 년 째,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인문학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인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의 삶에 관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문학의 역사를 살펴 보면, 고대에는 이 땅에서 신이 중심이었고 중세에는 나라가 중심이었으며 그 이후에는 민족이 중심이었습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 그 모든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문학은 문학을 통해서 문화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문화와 관련해서, 요즘 정부에서 다문화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오늘 올림픽 공원에서는 문화관광부 주최의 다문화축제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문화 다양성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모아서 각 나라의 문화나 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그 축제에 초정받은 사람들 중에는 분명,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등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땅에서 무려 16년 동안 일했던 토르나 위원장은 과연 이 나라에 어떠한 문화적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요. 이 나라의 말을 배우고, 일을 배우고, 한참을 이 땅에 살았지만 그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문화를, 자신이라는 존재를 드러내지 못한 채  그저 일하며, 돈조차 받지 못해도 그저 일하며 그는 노예처럼 살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살았던 노동자가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지금 감옥에 가 있습니다.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또 한 쪽에서는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찾취 당하고 탄압받고 있습니다. 돈을 벌지 못해서, 폭력과 욕설을 참을 수 없어서 작업장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등록기한을 넘기고도 일했다는 이유로 그들은 불법 체류자라는 딱지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 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감옥에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한국에 가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던 것, 본국에 돌아갈 뱃삯이나 비행기삭을 벌지 못했던 것, 임금체불과 폭력을 참지 못했던 것, 혹은 이 나라가 너무 좋아 떠나지 못했던 것, 그 이상의 어떤 죄가 있습니까?
정작 죄는 그들을 속여서 데려오고, 그들을 착취하고 탄압한 이 나라가 저지르고 있습니다. 길을 가시는 분들 중에도 여수에서 있었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참사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도망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화재 속에서 문도 열어주지 않아 타 죽어야만 할 만큼의 죄를 과연 그들이 지었습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저기 서명판에 서명을 해 주십시오.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그리고 운동에 지지를 보내 주십시오. 그들이 살 수 있도록, 노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광화문 앞에서 있었던 이주노조 탄압규탄 촛불집회에서 한 발언. 갑작스레 요청받은 것이라, 며칠전의 발언보다 훨씬 더 버벅거렸다. 이번에도 역시나 약간의 거짓…을 섞어서. 버벅거린 말들을 글로 주워 모으느라 좀 허술하지만, 대강 저렇게 이야기했다. 촛불집회 후에는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파를 향해 피케팅. 나는 그곳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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