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결에 그는

나는 어느날부턴가, 고기를 끊었다.나랑 늘 밥을 같이 먹는 그 역시, 얼결에 끊다시피 하게 되었다. 나는 어느날부턴가, 자전거를 탔다.신림역쯤에서 만나 영화라도 보는 날이면, 나는 자전거를 끌고, 그는 나를 따라 걸었다. 나는 세제를 쓰지 않는다.내 방에서 그는 가끔,나 대신 설거지를 하며 투덜거린다. 내 방에는 인터넷 회선을 설치하지 않았다.영화를 보기는커녕 웹서핑조차 할 수 없는내 방에서 놀기 위해 그는 … [읽기]

자전거를 새로 샀다.

망가진 자전거를 누군가 훔쳐 가 주시고,다른 하나가 이래저래 죽음을 고한 통에자전거를 새로 구입했다 자전거 구입 첫날에는 비가 온다.

나와 그.

고기를 먹지 않는 나.그런 나와 자주 식사를 같이 하는 그.고기를 먹지 못하게 된 나.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어 가는 그.그렇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뿌듯해 하는 그.자신으로 남지도, 내가 되지도 못해서 곤란해 하는 그.

오랜 기간을 쌓아 온 믿음조차, 깨어지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다.그만큼을 새로 쌓는 데에는 물론, 처음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끊임없이 의심하게 되고 끊임없이 흔들리게 되겠지만,중요한 것은 여전히 스스로가 믿는 일이다.상대방이 다시 한 번, 나를 믿고자 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이전보다도 더 많은 믿음을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믿는다.믿는다.

성매매와의 전쟁?

나는 모든 종류의 임금 노동에 반대한다. 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판매한다는 것은, 사실 존엄성과 자존감을―영혼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임금 노동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다른 어떤 형태의 노동이 세상을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유토피아적인 기대만을 갖고 있을 뿐이지만.매춘에서부터 성매매까지, 몇 개의 이름을 갖고 있는 일명 ‘성 노동’을 일단은 가장 반대하고 있다. 성이 개방된 …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