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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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책들
딱히 많은 것을 배우지는 않았기에 ‘대학’이라는 말이 내게 주는 울림은 적다. 그곳에서 한 수많은 일들,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다른 이름으로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졸업을 겨우 열흘 앞두고 있는 지금, 뭔가 대학생활을 정리해 볼만한 건수를 찾아 보았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책들이다.나는 책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애초에 소설이 아니고서는 다른 영역의 책들은 썩 …
김해에서
*외할아버지 제사에 갔다가, 몇 년만에 외가 친척들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외삼촌 외숙모 가족은 거진 6, 7년 만에 본 셈이니, 정말로 오랜만의 일이다. 그 집에는 아이가 셋이다. 제일 큰 애가 열여섯, 둘째가 열하나, 막내가 일곱살이다. 징그럽게도 매달리는 막내랑 놀아주고 있는데 문득 그아이가 내 나이를 물었다. 스물 셋이라고 답했더니 군대 가야겠네, 라고 반문한다. 그렇다고 하니 하는 말이 …
묵은 일들.
* 설인데도 부산에 가지 않았더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정확히는, 리포트 작성에 투자해야 할 시간을 딴짓하느라 남겨먹고 있는 중인 거지만. 게으르게 뒹굴거리면서도 하루 세 끼는 다 챙겨먹고 있다. 놀고 또 놀다가, 거진 1년 쯤 묵은 일 두 가지를 드디어 해치웠다. * 재작년 겨울, 그러니까 2007년 12월에 태안엘 갔었다. 다들 그랬듯, 기름을 닦으러 말이다. 인연맺기 운동본부의 프로그램으로 …
헬멧을 쓰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탄 것도 어느새 반년이 넘었다. 처음 탔던 자전거는 7만원인가를 주고 산, 투박한 물건이었다. 무거운 물건이었고, 튼튼한 물건이었다. 그럭저럭 굵은 자물쇠도 달려 있었고, 어느것 하나 싣지 못한 적 없는 짐받이에, 흙받이까지도 달려 있었다. 전지 값을 댈 자신이 없어 등은 달지 못하였지만, 앞뒤로 반사경 역시 빠짐없이 붙어 있었다. 그것을 잃어버리고 새로 산 물건은 가격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