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한 자들의 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글로컬 포인트》 광장 특별호에 실은 글. http://blog.jinbo.net/glocalpoint/61     나의 집회들 집회에 처음 간 것은 2005년 3월이었다. 반전평화의날. 폴리스라인 안에서 질서정연한 행진을 했고 무대엔 연예인이 올랐다. 운동은커녕 정치에도 관심은 없었지만,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 다음으로 집회에 간 것은 4월, 장애인차별철폐의날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느지막히 도착한 나를 향해 누군가 달려 왔다. 지난번 집회에서 안면을 튼 이였다. 손으로 … [읽기]

내 집을 갖지 못한 탓이다

네 잔. 그리고 세 잔. 어제와 오늘 마신 커피의 수다. 내 집을 갖지 못한 탓이다. 눈을 뜨자마자 씻고 집을 나섰다. 분식집에 들러 천 원짜리 주먹밥 하나를 사서는 길을 걸으며 꾸역꾸역 씹었다. 카페에 들어섰다. 익숙한 풍경이다. 적당한 빈 자리를 골라 짐을 내려 놓았다. 커피를 주문한다. 아메리카노, 이천 원이다. 물가가 싼 동네에서 싼 카페를 찾고 거기서 제일 … [읽기]

병균들의 연대

건강, 이라는 주제를 지금 꺼내 들기에는 때가 적당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건강, 한때의 유행어로 웰빙이니 참살이니 하는 걸로 불렸던 그것이 화두인 때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가 버렸으니 말이다. 요즘의 화두는 그저 생존이 아니던가. 하지만 그렇기에 건강은 지금 더더욱 중요한 주제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어쩌면 밑천으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 [읽기]

여성혐오와 공적공간

여성혐오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언어가 있을 것이다. 내게서 그것은 공적공간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흔히들 말하듯, 여성을 좋아하면서도 ― 아마도 성애의 대상으로 ― 여성혐오를 할 수 있다. "아마도 성애의 대상으로"라고 썼다. 이것이 일종의 비꼼임을 알아채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대상화가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면, 나와는 다르면서도 어떤 실체를 가진 존재로서 대할 수 없다면, 관계란 … [읽기]

모두가 유족이다, 라는 말이 더 이상 비유가 아닌

어느 화장실에서 사람이 죽었다. 죽인 사람은 칼을 들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둘 사이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죽인 사람은 남자였고 죽은 사람은 여자였다는 것이 그들의 관계를 그릴 수 있는 표지의 전부다. 남자라서 죽인 것이다. 여자라서 죽은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데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다. 한 사람의 일탈을 갖고서 그렇게 일반화하지 말라고들 했다. "살아 남았다"는 다른 …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