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했다. 낡아서 혹은 애초에 정품이 아니라서, 그것도 아니라면 충전기가 정품이 아니라서, 지난해부터 이미 시원치 않다. 충전은 더디고 방전은 빠르다. 추위까지 겹치면 더하다. 카메라를 켠지 두 시간이 채 안 되어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다는 경고가 떴다. 손으로 데우니 한동안 잘 작동하다가 이번에는 아예 카메라가 꺼져 버렸다. 핫팩을 사서 카메라에 붙였다. 600 원짜리 손난로는 한데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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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영광과 우리의 채널, 그리고 나의 배역
2012년에는 "저들의 영광"이라는 글을 썼다. 유신시대를 추억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 시대가 자신들에게 먹고 살 것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갖은 탄압 속에서도 그 시대에 그들은 주인공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그 때를 추억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했다. 산업화의 흐름에서는 산업역군으로, 민주화의 흐름에서는 민주투사로 그들은 주인공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 이전 세대에게는 또 반공의 흐름 속에서 참전용사라는 자리가 …
live long, die young
"live long, die young", 며칠 쯤 전이었더라, 별다른 이유 없이 이 말이 쓰고 싶었다. 앞뒤에 덧댈 문장도 없이 그저 이 한 마디를 적고 싶었다. 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래서다. 이 말을 적고 싶었을 뿐, 하고 싶은 이야기도 없었고 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쓰지 못한 것은 젊어 죽은 사람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늘 많았다. …
"보복은 저 하나로 끝내달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前이라는 말은 부러 넣지 않았다.)가 "보복은 저 하나로 끝내달라"고 한 모양이다. "저는 패배한 사람으로서 어떤 책임도 모두 감내할 것"이라고도 한 모양이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이어 검찰에서 (고발장이 접수된 것을 핑계 삼아) 당원들 전수를 상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는 못할 것이다. 아니, 정치적 보복이라기보단 사적 …
똥인지 된장인지
이번 일로 그에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는 발언(그나마도 나중에 수위 조절을 하려 애썼던 그 발언)으로 그를 약간은 다시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가 서울 곳곳의 농성장과 노점들에 어떤 짓을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에게 무언가 크게 기대한 적도 없고, 애초에 그와 나는 속한 선거구가 달랐으므로 투표용지를 들고 고민한 적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