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노트북 분실 소동

  간만에 서점에 가서 책을 읽었다. 새책 냄새도 별로고 사람 많은 것도 별로라 서점에는 잘 안 가는데, 그냥 집을 나선 김에 가게 되었다. 고속터미널에 있는 대형 서점에 갔는데, 그곳에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여러번 가보고도 몰랐는데, 나보다 훨씬 더 여러번 가 본 사람에게 들어서 알게 된 사실. 물론 많지도 않고 어느 곳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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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에 살고 싶다

   망원동에 처음으로 다녀왔다. 망원역 근처에 있는 민중의 집이라는 곳에서 <아마추어의 반란>이라는 일본의 독립 다큐를 상영한다기에 보러 갔다가, 망원역 근처를 한바퀴 둘러보고 왔다. 그래봐야 서울이지만, 내가 다녀본 서울의 동네들 중에서 제일 좋아 보였다. 높지 않은 건물들, 사람들로 가득한 재래시장, 서울 치고는 비교적 싼 집세, 가격에 비하면 꽤나 좋은 입지, 뭐 이런 것들이 말이다. 물론 민중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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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카페에서

고장난 휴대전화 수리를 위해 집 근처의 서비스 센터에 갔다. 꽤 높은 층에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어두운 정장들 사이에서 홀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었다. 좁은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나는 그 사람과 부딪혔는데, 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정확히는, 내가 그와 부딪히고 그의 옆에 있던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는 동안 그는 전혀 움직여 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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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치와 그의 삶에 관한 짧은 변명

요즘 들어 밤에 잠들기가 어렵다. 몸은 극도로 피곤한데도, 낮에까지 내내 잠이 오는데도, 정작 밤이면 잠이 달아난다. 어제는 끙끙거리다가 5시가 넘어 겨우 잠들었는데, 오늘은 그조차도 되지 않을 것 같아 잠들기를 포기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일다로 메타블로그를 뒤지다가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mi-ring이라는 생소한 블로그 목록을 발견했는데, 그곳을 통해 들른 어느 블로그에서 엄마와 가사노동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블로그의 주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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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즐거운 것은

시골이 즐거운 것은 죽음이 자연스러운 탓이다. 잡동사니를 태우는 냄새가 솔잎의 향기와 하나로 어울리는 것은 시골집 마당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잡동사니를 태운 흰 연기가 하늘로 피어올라 구름 앞에서 스러지는 것은 시골의 하늘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삶이 그렇듯 죽음이 축복받을 수 있기에 시골은 즐겁다. 죽음이 다가와도 숨을 필요가 없기에, 삶을 주위와 함께 했듯 죽음 역시 저들과 함께 맞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