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월)

늦게 일어났다. 식탁에 앉아 두유에 시리얼을 말아 먹고 앉은자리에서 계속 일했다. 딱히 많이 한 건 아니다. 오후엔 좀 눕기도 했던가. 끼니를 어중간하게 먹었으므로 저녁은 조금 일찍 먹기로 했다, 가 늑장을 부려 결국 여섯 시쯤 먹었다. 메뉴는 보리밥. 집 근처, 보리밥 대신 쌀밥이 나오는 일은 없는 보리밥집에서.

식당을 나서자 비가 조금 날렸다.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빵집에 들러 작은 빵을 하나 사서 귀가했다. 빵을 먹고 일했다. 어느 순간 윗집인지 아랫집인지의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창문을 다 닫아 뒀는데 대관절 무슨 일이지, 생각했다. 베란다 배수관을 타고 들어왔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미 냄새가 가신 후에 떠올렸으므로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비가 그쳐 아홉 시 반쯤 산책을 나섰다. 논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오는 길엔 날아다니는 불씨 하나를 마주쳤다. 검색해 보니 근처에 반딧불이 서식처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 일대에 치유단지인지 뭔지를 만들 계획이라는 슬픈 소식도 함께 발견했다. 오래 살 곳은 못 될 모양이다. 반딧불이는 난생처음, 혹은 평생에 두 번째로 본 것이다. 언젠가 본 것이 진짜 반딧불이인지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반사한 먼지인지 모르므로, 이 역시 알 수 없다.

귀갓길엔 편의점에 들러 요거트를 샀다. 비건육포란 게 들어왔길래 그것도 샀다. 집에 와서는 단호박을 찌고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요거트를 마셨다. 육포도 먹었다. 일찍 누웠다가 잠이 들지 않아 일어나 한 시간쯤 일했다. 그러고는 누웠는데 이번에도 잠이 들이 않아 다시 일어나 잠시 일하다 말고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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