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3일 오전 4시 30분 경, 관악구 봉천사거리.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 있던 노점상들의 포장마차와 천막농성장이 싸그리 철거되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100 여 명 용역 철거반에 의해서였다. 주말에 이어 초파일이 있었던 연휴의 끝물, 천막은 단 한 명의 사람만이 지키고 있었다. 초토화된 그 곳에는 빈자리만이 휑하니 남았을 뿐이었다. 옆에 있는 지하철역 입구 공사장을 가린 함석판이 유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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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Crackdown, 광화문 교보문고 앞
반갑습니다, 대학생사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종주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4 년 째,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인문학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인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의 삶에 관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문학의 역사를 살펴 보면, 고대에는 이 땅에서 신이 중심이었고 중세에는 나라가 중심이었으며 그 이후에는 민족이 중심이었습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이 …
Stop Crack Down!
지난 5월 3일, 두 명의 지도부가 연행된 다음 날 오전에 있었던 기자회견 때도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가 너무도 지루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3인 지도부가 연행되었을 때와 다른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도부는 표적 단속으로 연행되었고, 그래서 모인 우리는 적었습니다. 심지어 모인 사람들의 얼굴까지도 그대로였습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여기 있는 게 …
M’aidez Mayday!
"이주노동자 운동이 반신자유주의 운동이고, 이주 노동자 운동이 비정규직 철폐 운동입니다."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토르너 위원장은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의 118주년 국제노동절 기념대회의 무대 위에서 비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대학로에서의 일이었다. 힘 있고 뜨거운 목소리였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구걸이고 또 애원이었다. 토르너 위원장은 지난 해 겨울에 표적 연행 후 강제출국 당한 까지만 위원장에 이어, 얼마 전인 4월 6일 비밀리의 총회를 통해 …
황새울 이야기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그곳에 나는 두 번을 가보았습니다. 대추리와 도두리, 둘 중 어느 곳에 가 본 것인지는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대추 초등학교가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는 것 정도만을 알 뿐입니다. 한 번은 2005년 7월 11일 평택 평화 대행진이라는, 미군기지 주변을 인간 띠로 에워싸는 형식의 집회 때였고, 또 한 번은 같은 해 한여름의 "평화의 종이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