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자라는 말이 떠돈다. 사전적으로야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각자에게서 국가는 다른 상으로 그려지므로, 반동적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에 가담한 이들을 가리키는 데에 더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어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부역자 여성’을 이야기하자면 이런 식이다. 남성과 결혼하(고 심지어 남아 ― “한남유충”! ― 를 키우)는 가부장제에의 부역자, 남성을 상대로 성판매를 하는 …
카테고리 글 보관함:전체
페미니스트의 용기
페이스북페이지 “경계없는 페미니즘”에 게시함(열기). * 몇 년 전의 일이다. 길을 가는데 누군가 팔을 뻗어 길을 막았다. 그는 남성으로 보였고, 덩치가 컸고, 옷이 더러웠으며, 말을 더듬었다. 이런 흔한 표지들 앞에서 나는 긴장했다. 그는 그 팔을 움직여 나를 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그를 자세히 살핀 것은 그 다음 순간의 일이다. 옷에 묻은 것은 물감이나 페인트 쯤 …
보호하고 있습니다: 단답 혹은 딴소리
보호하고 있는 글이라서 요약이 없습니다.
창틀과 벽지와 장판이 깨끗한 집
창틀과 벽지와 장판이 깨끗한 집, 은 아마도 처음이다. 벽지나 장판을 새로 한지 얼마 안 된 집에 들어간 적은 있었던 것도 같지만 창틀은 늘 낡은 것이었다. 오래 전 여섯 살 때쯤 새로 지어 이사 간 집은 모든 것이 깨끗했겠지만 기억 속에 없으므로, 이것은 나의 처음이다. 이사 갈 집을 정하고 계약금을 보냈다. 집주인은 오늘 밤에 귀국한다고 한다. …
아주머니와 아기주머니
간만에 ‘아주머니’가 ‘아기주머니’에서 온 말이라고 성토하는 글을 봤다. ‘아재비’나 ‘아저씨’라는 말의 뿌리를 함께 설명하지 못하는 이것은 물론 민간어원설에 불과하다. ‘아주머니’는 ‘앚’과 ‘어미’가 결합된 데서 비롯된 말으로, 요즘 말로는 ‘작은어머니’ 정도에 해당한다. 어미뻘 되는, 어미는 아닌 사람. (‘아저씨’는 ‘아재비’, 그러니까 ‘앚’과 ‘아비’가 결합한 것에서 온 말이다.) 이런 어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이따금 위의 민간어원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