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더우니까 짐정리는 저녁에 조금씩, 이라는 계획엔 큰 헛점이 있으므로 어제는 아침 일찍 책꽂이 하나를 정리했다. 저녁엔 대개 기운도 의지도 없으니까. 역시나 대충 책꽂이 앞에 놓여 있는 것들을 집어들었는데 지난번에 이어 페미니즘, 퀴어, 장애 관련 서적들과 시집, 비판철학서 일부를 꽂았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은 아마도 거의 다 꽂은 셈일 것이다. 사진집이나 전시도록 같은 것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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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3.(화)
아침저녁으로 화상회의가 있었다. 아침 회의는 열 시. 일어나서 어제 먹은 것을 설거지하고 커피를 내렸다. 서울에서 산 원두가 애매하게 남아서 평소보다 많이 내렸다. 부엌에서 짐을 받치고 있던 작은 책상과 의자를 침실로 ― 짐을 아직 정리하지 않아서 거실엔 공간이 없다 ― 옮기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의자도 들였다. 회의는 한 시간 좀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스터디 …
2021.07.12.(월)
이상한 꿈을 꿨다. “길을 걷다 손에 들고 있던 200ml 우유팩을 놓쳤는데 그게 (어떻게?) 멀리 날아가 축구선수들 쪽으로 갔고 그 중 한 명이 지체없이 받아 차서 날려 버렸다. 분노한 (왜?) 나는 누가 찬 것인지를 알아내어 그에게 가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고는 소송을 걸겠지만 900원 손배이니 너무 겁먹지는 말라, 다만 벌금이 나올 순 있을 것이다 하고 말했다. …
2021.07.11.(일)
열한 시쯤 하루를 시작했다. 세 시쯤에 잠들어 (여덟 시쯤 한 번, 여덟 시 반쯤 한 번 잠깐씩 눈을 떴지만) 열 시쯤까지 잤다. 일곱 시간을 잤고 한 시간을 더 누워 있었다. 길게 잔 편이다. 최근에는 잠을 적게 잤다. 바빠서 혹은 불면증이 도져서는 아니다. 컨디션이 좋아서에 가깝다. (아무렇게나 말하자면) 나는 뇌 리셋에 필요한 수면 시간과 체력 회복에 …
~ 2021.07.10.(토)
* 2005년부터 살았던 서울을 떠났다. 충북 제천으로 이사했다. 최초의 계획보다는 꽤 여러 해가, 최근의 계획보다는 2개월쯤 늦어졌다. 지금껏 한 이사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이동 거리를 기준으로 하든 짐 양을 기준으로 하든 집에 들인 돈을 기준으로 하든 이사에 들인 돈을 기준으로 하든, 어떤 면에서나 최대규모다. 그만큼 해야 할 일도 고민할 것도 많았지만 대부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