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종류의 임금 노동에 반대한다. 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판매한다는 것은, 사실 존엄성과 자존감을―영혼을 파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임금 노동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다른 어떤 형태의 노동이 세상을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실, 유토피아적인 기대만을 갖고 있을 뿐이지만.매춘에서부터 성매매까지, 몇 개의 이름을 갖고 있는 일명 ‘성 노동’을 일단은 가장 반대하고 있다. 성이 개방된 …
카테고리 글 보관함:기록
잘 지내고 있나요
그는 내가 속한 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었고, 나와 함께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내게, 내가 속한 다른 단체―나와 그가 일하고 있던 단체에 속해 있는―의 대표를 맡지 않겠냐고 권해 왔다. 물론 그가 내게 그 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맡을 마음을 내가 먹고, 실현을 위해 어느 정도의 애를 써야 하는 일이었다. 자신이 어떻게 대표라는 …
방앗간 삼거리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임에도 그간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서 약속이 있었다. 지하철 봉천 역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방앗간 삼거리’에서 내리라 하기에, 일단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웬걸, 버스 노선에는 방앗간 삼거리는커녕 방앗간도, 삼거리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기사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아직 멀었으니 가서 앉아 있으란다.(하지만 버스는 초만원이었다.) 무학 초등학교 지나서라고만 하고, 초등학교 …
배움,
하루가 이렇게 길기는 처음입니다.한 시간이, 일 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이유도 없이 움직이며 잡다한 일들을 하는 방법도,정말이지 엄청난 가슴의 통즘을 참는 방법도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모두 다 배울 때 쯤이면,나는 다시 즐거운 하루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많은 것을 배운 나는,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요즈음은-
괜찮았던 적도, 좋았던 적도 없다.다만 그나마 좀 나았을 뿐.말하자면, 요즘은, 그나마 낫지조차 않다는 거다.내가 변했든, 그것이 변했든. 요컨대,시기가 좋지 않다는 것. 버티기를 시작해야 하나보다. 이런 식의 글쓰기는 영 내키지 않지만,말할 수 있는 것이 정말로 요만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