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2.(목)

점심은 뭘 먹었을까, 이날도 카드 결제 내역이 없다. 라면을 먹은 건 실은 이날인지도 모른다. 카페에서 일했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담배를 샀다. 아닌가, 카페에 가기 전에 이미 담배를 산 모양이다. (모양이다, 라고 적었지만 카드 결제 내역에 따르면 확실히 그렇다.) 아침엔 집에서 일했는지도 모른다. 담배를 피웠지만 능률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카페에서 나와서는 수퍼에서 먹을거리와 잡화를 조금 샀다. 이따금 넘어지는 칫솔꽂이와 낡은 샤워기 헤드를 새 것으로 바꾸었다. 쓰던 칫솔꽂이엔 면도기를 꽂기로 했는데 지금 쓰는 면도기를 꽂기엔 구멍이 작았다. 평범한 일회용 면도기를 꽂기엔 딱 좋지만, 지금 쓰는 면도기는 헤드만 교체하면 되는 물건이다.

저녁은 어제 먹으려 했던 짜장밥. 짜장 소스를 끓이는 동안 전자렌지로는 며칠 전 생협에서 산 채소만두를 돌렸다. 에어프라이어로 구울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꽤 드는데다 간만에 열어보니 받침망의 코팅이 벗겨져 있어 전자렌지로 찌기로 했다. 물을 조금[1]자박하게, 라고 적었다가 뭔가 어색해서 자작하게로 고치고 사전을 찾았다. ‘자작하다’는 ‘액체가 잦아들어 적다’라고 한다. 자작해 … (계속) 깔고 만두를 넣었는데 만두에서도 물이 나와 아래쪽이 물러져 몇 개가 터졌다. 채식만두가 아니라 채소만두, 인데 반죽에 계란이나 우유 같은 것이 들어갔기 때문인지 육류와 같은 설비에서 만들기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름대로, 적어도 소에는 계란도 어패류도 들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는 나와서 걸었다. 집 근처 공군 비행장을 평소와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 생각보다 길었다. 공원이라기엔 황량한, 꽃밭이 좀 있는 공터 같은 곳이다. 지역 개발 가로막는 공군 비행장 철거하라, 같은 플래카드가 군데군데 걸려 있다. 처음 이사 왔을 땐 없었는데 두어 주 전부터 걸리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양과자점이 있는 구역이 나왔다. 안내대로라면 영업 종료 시각이 십여 분 지난 참이었지만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었고 빵도 많이 남아 있었다. 마들렌과 휘낭시에, 파운드 케익을 샀다.

집에 돌아와서 양과자를 몇 입 먹고 씻고 누웠다.

1 자박하게, 라고 적었다가 뭔가 어색해서 자작하게로 고치고 사전을 찾았다. ‘자작하다’는 ‘액체가 잦아들어 적다’라고 한다. 자작해 지게, 라고 적어도 틀린 말이 되므로 조금, 으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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