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6.(월)

오늘 낮에 쓴 어제 일기 말미에 적은 데서 딱히 나아가지 못했다. 카페에 몇 시간을 앉아 있었지만 진도가 더뎠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일어나 식당으로 갔다. 콩국수. 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하라, 고 스스로를 보채 보았지만 아무것도 안 해도 밥은 먹어야 하는 법이다. 집에서 몇 시간을 앉아 있었지만 역시 진도가 더뎠다.

밀린 설거지를 하고 저녁으로는 카레를 해 먹었다. 채식을 하므로 시판 소스나 가루는 대개 쓰지 못한다. 순강황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카레 치고는 거창해 보이지만 미리 썰어 얼려 둔 재료를 한데 붓고 볶다가 강황가루를 넣고 또 볶다가 ― 생토마토를 익히는 귀찮은 일은 할 위인이 못 되므로 ― 케첩을 넣고 볶는다. 오늘은 얼마 전에 먹고 남은 시판 로제 소스도 섞었다.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었다. 강황을 더 넣었다. 전분 푼 물을 넣고 끓인다. (정확히 말하자면 로제 소스 병에 전분과 물을 넣고 흔들어 한 번에 부었다.)

그 통에 1.5인분쯤이 나왔다. 반만 덜어 즉섭밥에 얹어 먹었다. (역시 정확히 말하자면 그릇에 카레부터 넣고 그 위에 밥을 얹었다.) 재료를 익히며 강황을 찾고 전분을 찾았던 것처럼, 잠시 이삿짐을 뒤져 가위를 찾았다. 김치를 썰었다. 책상에 앉아서 먹었다. 또 설거지는 미룬다. 그릇에 물만 부어 두었다.

또 빨래를 돌려 놓고, 나가서 걸었다. 40분 정도. 그간 다닌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 논밭으로 둘러싸인 비슷한 풍경이지만 도로나 아파트와 훨씬 가까운 구간만 걸었다. 오늘도 노을과 구름을 몇 장 찍었다. 오는 길에는 마트에 들러 음료수와 복숭아와 감자를 샀다. 감자는 두 알에 2400원 정도 했다. 무게로 따지면 세 배쯤 되는, 보다 작은 감자를 담아둔 것이 2000원이었다. 제때 다 먹지 못할 것이 뻔하므로 알이 굵고 비싼 것을 조금만 샀다.

들어와 빨래를 널고 음료수와 복숭아와 감자를 냉장고에 넣고 씻었다. 자리에 앉았다. 오늘 마감인 원고가 있으므로 나머지 번역은 내일의 몫이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