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5.(일)

여독 때문인지 일하기 싫어서인지 늦게 일어났다. 늦게 집을 나섰다. 메밀콩국수를 또 먹어볼까 하다 막국수를 시켰다. 비빔막국수를 주문하려다 무심코 메밀막국수요, 라고 말했는데 물막국수로 주문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고치지 않고 그냥 받아 먹었다.

카페에서 또 번역. 마음이 급한지 평소보다는 조금 더 집중했다. 오래 가지는 않았다. 금세 배가 고파 왔다. 예정보다 일찍 일어나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고 다른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도 오래 하지는 않았다. 왜 그랬더라, 특별한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집에서 좀 더 하다 저녁을 먹을 요량으로 마트에 들렀다. 식재료가 없지는 않지만 요리를 하기는 귀찮을 것이 분명하므로 적당한 레토르트를 사기로 했다. 문득 얼마 전에 사지 못한 이것저것이 떠올라 잡화 코너를 먼저 살폈다. 식기건조대와 락스를 집었다. 물병은 적당한 것이 없었다. 프라이팬은 살펴보기 귀찮아 미루었다. 먹거리를 사려던 건 잊었다. 카운터에서 음식물 쓰레기 봉투까지를 챙겨 세 가지를 결제했다.

집에 도착해 번역을 이어 했다. 식기건조대는 설치하지 않았다. 요리도 역시 귀찮았으므로 즉석밥에 명란젓을 얹고 참기름을 둘러 비벼 먹었다. 전날은 놀았고 전전날은 뻗은 탓에 마감을 맞추려면 철야를 해야 했다. 하지만 철야를 한대도 검토할 시간까지 생각하면 어차피 온전히 맞추지는 못할 터였고 비몽사몽으로 번역해 봐야 좋을 것이 없으므로 결국 (멋대로) 미루기로 했다.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두어 시간을 뒤척이다 일어나 번역을 조금 더 하고 다시 누웠다. 설핏 잠들었다 금세 깼다. 친구가 나를 피하는 꿈을 꾸었다. 10분쯤 잔 것 같다. 또 몇 시간을 뜬눈으로 보냈고 해가 떴다. 빨래를 돌리고 번역을 조금 더. 빨래를 널고 누웠다. 이번에는 30분 남짓 잤다. 그대로 뒹굴다 씻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는 며칠째 검어져 가고 있던 바나나껍질을 내다 버렸다. 끼니는 카페에서 샌드위치로 때울 요량이었는데 생각보다 늦게 나와서 그냥 식당에 들어갔다. 열 시 반. 생각보다 이른 시간이었고 영업 개시 전이었다.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켰다. 번역은 하는둥 마는둥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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