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A와 월세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A는 “돈과 방 상태는 반비례하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말했다. 이해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월세가 높을수록 대개 방은 좋아지니까. 비례를 반비례로 잘못 말한 것 아니냐고 물으려다 깨달았다. 이때의 ‘돈’이란 금액이 아니라 부담으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말하자면, 월세에 대해 갖게 되는 마음의 상태와 방의 상태(혹은 방에 대해 갖게 되는 마음의 상태)는 반비례한다, 고 했어야 할 것이다. 월세 부담이 적어지고 그래서 마음에 들수록 방 상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쪽으로 움직인다고, 그래서 반비례 곡선이 나온다고 말이다.
가져 보지 못했고 가져 보지 못할 돈을 돈 자체의 단위로 계산한다는 것은 아마 이상한 일이다. 얼마만큼 익숙해져 있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