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락한 것들(11.17. / 11.27.)

원래는 뒤늦게 생각난 걸 해당 날짜 일기의 아래에 덧붙여 왔지만 미룬 탓에 모양이 애매해져서 여기 따로.

21.11.17.(수)

층고는 두 층짜리에 면적도 상당한 편인 공간에서 영업하던 어느 카페 겸 바 앞을 지나는데 폐업 공고가 붙어 있었다. 11월 16일자로 쓴 공고였다. 오늘까지만 영업합니다.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고객 여러분께는 죄송하지만, 다른 꿈이 생겨 내린 결정이니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확한 문장이나 단어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21.11.27.(토)

해변을 걷는데 어디선가 기이한 노래가 들려 왔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였는데 음량이 상당했다. 음량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음반을 재생 중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업적인 음반 치고는 노래하는 이의 발성이나 기교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식이었다. 스피커 바로 앞까지 가서야 알게 되었다. 누군가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하고 있었다. 거리 공연 같은 게 아니라, 친구 둘이서 나들이를 나와서는 노래방 음원을 틀어 놓고 노는 중인 듯했다.

그럼에도 휴대전화에 연결된 블루투스 노래방 마이크라든가 하는 간단한 도구가 아니라 유선 마이크와 붐박스. 발성에만 신경 쓰느라 전혀 몰랐는데 한국어나 영어가 아닌, 나는 모르는 언어였다. 두 사람의 외모 역시 흔한 한국계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출신지에서는 자연스런 일일지, 어쩌다 보니 붐박스는 갖고 있지만 블루투스 마이크 같은 걸 따로 갖추기는 어려웠던 것일지, 노래방 만큼의 음량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아 장만한 일습일지를 궁금해 하며 지나쳤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