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와 투칸 병상 인터뷰 (알라 바다르나, 2003)

원문: 알라 바다르나Alaa Badarna, 〈파드와 투칸 병상 인터뷰〉, 《알-쿠드스 알-아라비》, 2003.06.24. 12면. (아랍어)
* 영어로 자동번역한 후 다시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모든 것이 외롭고, 사랑하는 이들이 그리워요.”

나블루스 ― 《알-쿠드스 알-아라비》 위대한 작가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할 때면, 진실의 말이 예고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법이다. 어쩌면 정말로 끝이 가까웠는지도 모르겠다. 팔레스타인의 위대한 시인 파드와 투칸(86세)은 나블루스의 병상에 누워 있다. 일가친척들과 각계각층의 지역 주민 수백 명이 그녀를 만나려 몰려 들었다. 그녀를 만나려면 의료진을 거쳐 약속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알-쿠드스 알-아라비》 특파원이 뵙고 싶어한다고 전해달라 부탁한 끝에 허락을 얻었다. 인터뷰는 저녁께로 잡혔다.

병실은 꽃으로 가득했다. 대시인은 발코니 앞 의자에 앉아 사랑하는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맞더니 인사를 건넬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여러분께 바치는 헌시를 써서 아는 기자한테 그쪽에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실리지는 않았지만요. 여러분을 참 좋아한답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 아무래도 저희가 그 시를 못 받은 것 같아요. 부디 쾌차하셔서 퇴원하시면 시를 보내주세요. 꼭 싣겠습니다. 저희도 선생님을 참 좋아한답니다. 몸은 좀 어떠세요?”

투칸 모든 것이 외로워요, 사랑하는 이들이 그립고요.

기자 “외로움Wahsha”이라는 제목으로 쓰신 시가 있지 않던가요?

투칸 맞아요, 지금 바로 그 외로움을 겪고 있어요. 모든 것이 간절해요. 홀로가 된 기분이네요.

기자 하지만 혼자는 아니시죠. 시로 낳은 자식들이 있으시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투칸 (미소를 지으며) 아픈 게 참 많아요. 내 나라 아이들이 죽임 당하는 게 저를 아프게 ― 실은 죽게 ― 해요. 지금은 이 간절함이요. (시 구절을 떠올리려는 듯 잠시 말을 멈추더니) “오, 무거운 피를 지닌 그대들이여, 어찌 그리도 진한가? 그대 온 곳은 어떤 세상, 어떤 우주인가? 그대가 아담의 아이라 말하지 말라 …”

기자 무슨 뜻인가요?

투칸 이건 비밀로 남겨두기로 하죠.

기자 『산을 넘는 험난한 여정A Mountainous Journey: An Autobiography』[이라는 자서전]을 쓰셨는데, 지금은 정상에 계신 거겠죠?

투칸 이제 여한이랄 건 없는 것 같아요. 심장이 이 모양이라 지난 삶을 다 말할 수도 없고요. 험난한 삶이었어요. 오빠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앞길을 가로막는 일이 많았죠. 하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진심으로 바라면 못 할 게 없어요.

절망의 정점을 찍어보기도, 절망의 수렁에 빠져보기도 했죠. 죽으려고도 했었어요. 부엌에 석유를 붓고 성냥을 들었었죠. 불을 지르고 삶을 끝내려고 했거든요. 처음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건, 학교에 못 가게 해서였어요. 숨 쉴 구멍이 없었죠. 다들 저더러 “저리 가, 이 덜 자란 것아”라고들 하곤 했어요.

언젠가 권능의 밤[(Laylat al-Qadr; 라마단 마지막 열흘 중 하루에 해당하는, 코란이 계시된 날)]에는 기도도 했어요. 아름다운 여자가 되게 해달라고요. 권능의 밤은 하늘이 열려 기도를 들어주시는 날이니까요. 그래서 놀랄 만큼 아름다운 여성이 됐죠. 나중에 학교를 가게 됐는데, 하굣길에 저를 기다리는 남자애가 있었어요. 열다섯 살이었고 저는 한 살 위였어요. 저를 지켜보면서 집까지 따라오곤 했죠. 누가 저를 좋아한다니 기분이 좋았죠. 저한테 재스민 꽃을 주곤 했는데, 지금도 재스민향을 맡으면 기운이 나요. 한세월이 지났지만 재스민향을 맡으면 금세 그때로 돌아가게 돼요. 나는 내 나이가 자랑스럽고 숨기지 않아요. 이 일은 제게 깊은 흔적을 남겼어요.

기자 선생님께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누구인가요?

투칸 이건 정말인데, 전 수많은 사람을 알지만 이런 기분이 든 적은 없었어요. 첫사랑이었고 사춘기에는 그때만의 매력이 있으니까요.

기자 움 쿨툼Umm Kulthum을 싫어하신다고 들었는데, 정말인가요?

투칸 맞아요. 계속 똑같은 노래를 해서 그래요. 노래를 듣다보면 그 다음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녀는 계속 똑같은 걸 반복해서요. 그러면 질리게 되죠. 목소리는 좋은데, 너무 반복을 해요.

기자 재스민남 말고도 마음 속에 있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투칸 (웃으며) 참, 이름은 수비Subhi였어요, 여기까진 말해도 되겠죠. 성은 말하지 않을게요. 누가 저를 따라다닌단 걸 알게 된 아버지가 벌을 내렸어요. 학교를 마치고 왔더니 ‘저 놈은 누군데 너를 집에 데려다 주는 거냐’ 라고 하셨죠. 누구누구라고 했더니 학교에 못 가게 하셨어요.

기자 수비 씨는 지금은 어디 계신가요?

투칸 한창 때 세상을 떠났어요. 그 일이 있고 20년 동안 한 번도 연락을 안 했죠. 만난 적도 없고요. 딱 한 번 그 일이 있었고,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다른 일이 있었는데, 안와르 알-마다위Anwar al-Muaddawi랑 편지를 주고 받았어요. 신께서 그를 굽어살피시기를. 언젠가 그가 저에게 헌시를 써서 《알-리살라Al-Risala》지에 실은 적이 있어요. 저도 답시를 썼고, 편지를 주고 받다가 그게 연애편지로 발전했죠. 존경스러운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팔레스타인에 전쟁이 났죠.

기자 1948년 전쟁 말씀인가요?

투칸 네. 어느날 라자 알-나카시Raja al-Naqqash를 만났는데, 반가워 하면서 그러더라고요. “파드와, 제 친구 안와르한테 들었어요. 연애편지를 주고받으셨다고요. 지금 그 친구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그때 받으신 편지를 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마고 했고요. 전쟁통이었고, 저는 런던에 갈 참이었어요. 전쟁 중에 이집트에 가기는 어려우니, 런던 이집트 대사관에 편지를 가져가서 라자 알-나카시에게 보내 달라고 부탁했죠. 그는 안와르와 파드와의 이야기를 썼는데, 자기들이 어떻게 만났는지, 자기 친구한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같은 이야기도 넣었어요. 어떻게 자기 친구에 대해서 그렇게 쓸 수가 있는지. 말마따나 도움이 되라고 편지를 준 거였는데 말이에요. 나중에 제가 「안와르와의 이야기」라는 글을 썼죠. 제 남동생 님르Nimr가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난 즈음 안와르도 세상을 떠났어요. 두 배로 슬펐죠. 동생 일이 더 슬펐어요, 아주 가깝고 아끼는 동생이었거든요. 많이 사랑했죠.

기자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 있으신가요?

투칸 네,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제가 상상으로 빚어냈던 어떤 사람을 만났던 일이요. 좋은 사람이 아닌 걸 알게 되고 나서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은 특별했었어… 마법처럼 나를 사로잡고 내가 그렇게 상상하게 만든 특별한 사람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당신 대체 뭐야? 당신은 진실을 드러냈고, 이제 아름다움이라곤 죄 없어졌어.” 지금까지도 용서가 안 돼요. 저에게 아주 깊은 상처를 줬죠.

기자 찬란했던 일은 재스민 소년 뿐이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투칸 불꽃 튀는 첫사랑이었고, 그런 불꽃은 다시는 없었어요. 이제는 새장에 갇혀 있는데 어디서 사랑을 찾겠어요?

기자 이제 사랑과 연애 말고 정치 이야기를 해 보죠. 정치적인 인물 중에서는 누구를 좋아하시나요?

투칸 전 늘 이렇게 말해요. 신은 하늘에 있고 아름다움은 땅에 있다고. 이 사람을 참 좋아했어요.

기자 현재 점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투칸 벗어날 길 없는 거대한 저주죠. [이스라엘 총리 아리엘] 샤론은 “나는 팔레스타인 도시들을 점령하고 싶지 않다”고 하죠. 거기 지금 뭐가 있죠? 그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가 탐내고 있다는 거죠.

기자 시로 돌아가서, 병상에서 특별히 생각나는 저녁이 있으신가요?

투칸 네, 안-나자An-Najah 학교에서 ― 지금은 안-나자 대학이죠 ―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던 날이요. 아흐메드 다부르Ahmed Dahbour 시인도 그 자리에 계셨어요.

기자 나블루스에 특별한 장소가 있으신가요?

투칸 먼 데 가 있으면 꿈에 나와요. 두 해 동안 영국에 가 있다가 돌아온 날 나블루스의 온기가 느껴졌죠. 꿈에 집이 자주 나왔어요. 푸르고 아름다운 곳이죠. 점령통에 팔레스타인이 전부 푸르네요.

기자 저 때문에 말씀하시느라 많이 피곤하시죠? 이만 쉬시겠어요?

투칸 아니에요, 즐거운 대화예요.

기자 부디 다음에는 재스민 가득한 선생님 댁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투칸 (웃으며) 신께서 잘 봐 주시면 좋겠네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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