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0일 월요일, 마스크를 쓰고 무장한 남성들을 실은 수송대가 가자 남부 칸 유니스를 가로질러 달렸다.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대개 이스라엘군에서 통제하는 지역 — 가자의 절반쯤을 차지하는 이른바 “황색 선” 동쪽 — 에서 활동하는 무장 단체 소속이다. 그들이 하마스에서 통제하는 칸 유니스 쪽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직접적인 도발이었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한 영상에서는 총을 든 남자들 중 한 사람이 다가와 이렇게 외쳤다. “하마스는 끝났다. 우리가 인민이고 인민이 우리다. 우리가 여러분을 하마스의 테러에서 보호할 것이다.”
이 급습은 조용히 끝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 온 영상들을 보면, 하마스 경비부대security forces에서 나타나 수송 차량들에 총과 중화기를 발포해 격전이 벌어졌다. 2025년부터 부역자들을 추적하고 쫓고 있는, 하마스와 연계된 라데아Radea라는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이번 대응이 매복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채널에서는 “적절한 때가 오자 라데아 전사들이 부역자들의 차량에 발포했다. 곧장 첫 번째 차량을 타격했고, 이어서 두 번째와 세 번째를 겨누었다. 그들은 죽거나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는 적 전투기의 엄호 아래 도주했다”며 “이스라엘은 너희들을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가는 길에는 우리의 전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급습이 벌어진 것은 이스라엘 무기로 무장한 “인민부대Popular Forces”의[역주1] 수장 가산 알-두헤이니Ghassan al-Duheini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른바 공격자저지작전Operation Deter the Aggressors의 개시를 선포한 다음 날이었다. 인민부대는 원래는 갱단 두목이자 이스라엘 부역자인 아부 야세르 하바브Abu Yasser Habab가 이끌었던 조직으로, 그는 지난해 12월에 자신의 동료들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정부 관계자들은 본지에 인민부대가 가자에서 활동하는 군사조직 중 가장 크고 장비를 가장 잘 갖추고 있으며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이런 집단들 대부분은 이스라엘군에서 통제하는 가자지구 동쪽 지역들에서 활동한다. 라파와 칸 유니스에서 활동하는 알-두헤이니의 인민부대, 훗삼 알-아스탈Hussam al-Astal의 “반테러기동대Anti-Terror Strike Force”, 가자시 슈자이야Shuja’iyya에서 라미 힐레스Rami Hilles가 이끄는 이른바 “인민방어부대Popular Defense Forces” 등이 있다. 힐레스와 아스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군security forces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집단들의 존재는 이스라엘의 전략에 속한다. 가자 경비 관계자들은 전쟁 초기부터 그런 — 체계적으로 경찰과 경비 요인을 노림으로써 진공상태를 만들어 군사조직들이 그 자리를 채우게 하는 — 전략을 상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몬도와이스》에서는 가자에서 하마스 경비 수뇌부, 경찰 관계자 몇 명을 만나 하마스·경찰 요인을 표적으로 삼고 혼란을 조성하고 군사조직의 위상을 강화하는 이스라엘 측의 작전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물었다.
하마스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달 간 하마스 경비 부대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영역과 아직 하마스 하에 있는 영역를 가르는 황색 선을 넘는 이동을 통제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부역자들이 난민촌에 잠입할 수 있는 진입로를 파악하고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경찰 출장소가 생길 때마다 공격하기를 반복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칸 유니스 하마스 정부 관계자 아부 압둘라(가명)는 제복을 입은 인원이 표적이 되는 탓에 경찰력 상당수가 위장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상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병원이나 난민촌에 있을 때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그들을 보호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제복을 입는다”며 “하지만 점령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나 어떤 부수적 피해가 발생하는지에 상관 없이 우리를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4월 24일 금요일에도 그랬다. 이스라엘이 칸 유니스에서 경찰을 겨냥한 폭격을 가해 경관 네 명과 근처이 있던 민간인 네 명을 살해했다.

이튿날 가자의 이슬람, 민족 계열 단체들은 칸 유니스에서 해당 공습들을 혼돈을 일으키고 내부 치안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로 지목하며 경찰을 겨냥한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족, 이슬람 계열 고등위원회 위원인 제하드 알-카타티Jehad al-Qatatti는 본지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서로 죽이고 도둑질하기를 원한다”며 “경찰을 겨냥하는 것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통제권을 군사조직에게 넘겨주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그렇게 되도록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부 압달라Abu Abdallah도 같은 견지에서 “이 표적공격은 하마스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 가자의 민간인들을 지키려는 일체의 노력을 겨냥한 것이다”라며 “이스라엘은 그 어떤 팔레스타인 단체로 가자지구에 대한 권한을 확립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했다.
가자시에서 근무하는 장교 아부 함자Abu Hamza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꾸준히 최근에 임명된 — 신임에 경험이 적고 더 눈에 띄는 — 인사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맹공으로 가자 경찰의 인원이 많이 줄었지만 전쟁 기간 내내 계속해서 신임 경관 수천 명이 새로 선발되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일부는 경험이 없고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임시로 충원된 것”이라고 했다. 그런 자리들에는 기록이 깨끗하고 이스라엘에 감시 당한 전력이 없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배치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에서 말하기로, 많은 사람을 잃었지만 지휘 구조는 붕괴되지 않았다. 아부 함자는 “우리는 수뇌부나 경찰관, 관리자가 살해 당하면 언제득 적용할 수 있는 절차를 확립해 두었다 — 검증된 사람이 즉시 직무를 이어 받는다”고 했다. 각각의 자리에는 복수의 권한 대행 후보가 있으며 직무가 계승된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 상황에 따라 경비 및 치안 체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시행되는 긴급 장치이다.”

가자 경찰에 대한 전쟁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하마스와 군사조직들 간의 충돌은 가자 인종학살 초기부터 비롯되었다. 2025년 6월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하마스 통치에 반대하는 가자의 씨족들을 “움직였다activated”고 직접 밝혔다. 이 집단들은 이스라엘군이 납치·암살 작전을 수행하고 전쟁과 그 뒤를 이은 기근 상황에서 구호품 수송대를 약탈하는 데에 활용되었다.
이에 대응해 가자 내무부에서는 2024년 초에 화살부대Arrow Force라는 특수 사복 부대를 편성해 이스라엘의 비호 아래 활동하는 약탈자와 부역자를 쫓는 임무를 맡겼다. 2025년 6월에 본지에서 해당 부대의 작전을 취재한 당시, 한 부대원은 무장 강도들이 나타났다는 가자시의 한 식량저장고에 출동했다가 이스라엘 드론에 폭격 당한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화살부대가 도착하자 강도들은 물러갔고 부대가 표적이 되었다”며 “이윽고 다른 부대에서 지원을 나왔지만 마찬가지로 점령군에 폭격 당했다”고 했다.

2025년 3월에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하고 군사조직들이 이스라엘의 비호 하에 다시 등장하면서 화살부대도 재가동 되었지만, 이스라엘이 무기를 대는 군사조직들에 실질적인 공격을 가한 것은 지난 10월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발효된 후 하마스에서 그들을 잡기 위한 대규모 경비 작전을 시작하면서였다.
하지만 무장 집단들은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았고, 이스라엘은 “휴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하마스 병력에 표적 공습을 가했다. 그 후로 이스라엘군에서는 지상에 하마스 경비부대가 보이면 언제든 드론을 보내 폭격하는 체계적인 방해 공작을 계속하고 있다. 군사조직들 역시 점차 공격적으로 하마스와 충돌했고 최근에는 가산 알-두헤니이가 공격자저지작전을 선포했다.
‘우리는 매일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내부무에서 일하는 아부 아흐마드Abu Ahmad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경비 상황은 “백척간두”다. 그는 매일의 일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찰관들이 사복을 입고 권총을 숨긴 채 거리를 순찰한다. 하마스의 군사부분인 카삼 여단Qassam Brigades 대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침저녁으로 순찰조를 운영한다. 전원이 사전에 무장하고 가자 거리를 돈다”고 했다.
아부 아흐마드는 이번 주 초에 카삼 여단 소속인 동료 한 명에 대한 납치 시도가 있었다고 했다. 군사조직 대원들이 가자시 중심부의 인구밀집지역에서 그를 끌고 가려 했다. 그는 무기를 들고 있었고 근처에 동료들이 있었던 덕에 살아남았다.
추상적인 위험이 아니다. 아부 아흐마드는 “우리는 매일 출근하면서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며 “집을 나서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음을 안다. 스스로를 예비 순교자로 여긴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보부에서 발신자 번호가 뜨지 않는 문자 메시지와 전화로 그들과 가족들이 표적이 되었다고 경고하며 주기적으로 협박을 해온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그 어떤 압박에도 그런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의 민족적, 인도적 임무를 다한다”고 했다.
이런 공격들은 [이스라엘에서 설정한 명목 상 안전지대인] 녹색지대Green Zones에 대한 경비 및 치안을 약화시키고, 때로는 [하마스 군경이] 철수할 수밖에 없게 만들기도 한다. 경찰의 범죄 대응, 법 집행, 구금 명령 집행 역량도 떨어뜨린다. 전쟁 발발 후로 줄곧 이런 현실이다. 하지만 본지가 만난 사람 모두 물러서지 않고 계속하기를 고집했다.
하마스 정부 수치에 따르면 2023년 10월 후로 가자지구에서 경찰관 최소 770명이 임무 수행 중에 사망했다. 검문소에서도, 출장소에서도, 사복을 입고 일하다 거리에서도 살해 당했다. 하마스에 따르면 거의 전부가 경찰이 적극적으로 군사조직을 쫓거나 그들과 대치하던 중에 공습 당했다.
아부 아흐마드는 “이것은 우리가 경비부대나 경찰로서 어딘가 나서면 이스라엘의 표적이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했다. 그는 이런 공습이 경비부대가 통제권을 확고히 하거나 질서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이 보내는] 신호라고 했다. 이것이, 하마스의 통치를 끝내고 강제로 무장을 해제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시도가 접어든 새 국면이다.
아부 아흐마드는 “우리는 가족들을 죽여버리겠다는 전화와 협박을 수없이 받지만 그런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의 임무는 안전을 확립하는 것이며 어떤 전쟁에서든 경찰과 경비부대는 많이 죽는다. 이게 우리 일이고 우리는 그로부터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점령은 통제권을 앗아가지도 우리의 의지를 꺾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역주1 아부 야세르 하바브는 라파에서 태어난 타라빈 베두인족 출신으로, 2015년에 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수감되어 2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23년에 탈옥했다. 반테러, 반하마스를 명문으로 세력을 규합해 인민부대를 창설했고 2025년에 내분 중 벌어진 총격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환, 〈이스라엘이 키운 가짜 영웅, 내부 총질 와중에 횡사하다〉, 《한겨레 21》, 2025.12.1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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