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군사조직과 콘크리트 블록을 이용해 가자를 장악하려 한다 (타레크 S. 하자즈, 2026)

원문: Tareq S. Hajjaj, “How Israel is using militias and concrete blocks to seize what remains of Gaza,” Mondoweiss, 2026.05.19.

철제 울타리 앞에 선 남성이 아랍어, 히브리어, 영어로 작성된 소개명령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황색 선” 인근의 한 가옥을 철거하면서 알-라캅 알-가르비al-Raqab al-Gharbi 지역에서 나가라는 전단을 뿌렸다.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 동쪽에 위치한 바니 수헤일라Bani Suheila의 살라 알-딘Salah al-Din 거리 옆 지역이다. 2026년 1월 19일. (사진: 타리크 모함마드Tariq Mohammad / APA)

5월 13일 아침, 이스라엘군 장교 “아부 오마르 대위”라며 누군가가 데이르 알-발라 동부에 있는 알-히크마al-Hikma 모스크 인근의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집을 비우고 모스크에서 서쪽으로 2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라고 명령했다. 시간은 한 주도 채 주지 않았다.

그날 오후, 가자에 본거지를 둔 한 군사조직의 수장인 샤우키 아부 누세이라 ­—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에서 그를 비호하며 무기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 의 수하에 있는 무장 병사들이 이스라엘군이 경고장을 보낸 그 지역에 몰려왔다. 주민들에 따르면, 그들도 똑같이, 일대를 비우라고 전했다.

데이르 알-발라의 이런 광경은 가자 각지에서 반복되는 패턴의 일부다. 5월 초부터 이스라엘군은 이른바 “황색 선”을 표시하는 노란색 콘크리트 블록을 명목 상 하마스에서 통제하고 있는 가자 지구 안쪽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황색 선은 가자 영토의 11%를 추가로 장악해, 현재 총 65%가 이스라엘군의 통제 하에 있다. 2025년 10월 휴전 당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53%를 통제했으며, 당초 이는 이스라엘의 점진적 철군을 전제로 한 임시적 조치였다. “주황색 선”으로 불리는 작금의 통제 구역 확장은 가자 지구의 나머지 구역에 팔레스타인인 220만 명을 몰아 넣고 있다.[역주1]

이스라엘군에서 국제 기구들에 배포한 “주황색 선” 지도. (사진: 스크린샷 / GISHA)

가자 중부 및 칸 유니스 주민들에 따르면 아부 누세이라는 한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군으로 가자에서 장기간 복무한 전투원 출신으로, 긴 시간 동안 이스라엘에 맞서 싸운 바 있다. 그는 2023년 전쟁 초기에 아들을 잃은 후로 하마스를 더 적대시하기 시작했다. 그와 수하의 군사조직은 현재 이스라엘 통제 하에 있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가자에서는 이스라엘로부터 무기와 물자를 지원 받는 부역자로 통한다.

해당 조직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한 영상에서 아부 누세이라는 중무장하고 얼굴을 가린 남성들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사람들의 목숨을 보호”하고 있다고, 그들이 “계속해서 고통 받는 것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 행정부에서 손을 떼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가 연설을 마치자 부하들이 “하마스에 죽음을”을 연호한다.

데이르 알-발라 동부에 사는 무함마드 알-아무르Muhammad al-Amour는 본지에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직접 소개 명령 전화를 받은 집들이 있으며 같은 날 그 지역에 군사조직원들이 찾아와 “피란민 수십 명을 비롯한 데이르 알-발라 동부 황색 선 인근 주민들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그대로 있다가 군사조직의 총이나 군대의 폭격에 당할 수도 있어 집을 비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쟁 기간 내내 각지에서 반복해서 벌어진 일”이라고도 했다.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로 난 길 한쪽에 노란 색 콘크리트 블록 하나가 놓여 있다. 그 앞을 사람 한 명이 지나가고 있다.
“황색 선”은 2025년 11월에 가자를 반으로 갈랐다. (사진: 오마르 아슈타위Omar Ashtawy / APA)

가자에 새로 생긴 ‘베를린 장벽’

남쪽 칸 유니스에서는 주황색 선이 피란민들이 머물고 있던 쪽으로 약 200 미터 가량 이동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황색 선과 주황색 선을 베를린 장벽에, 또 때로는 점령 당한 서안을 조각 내고 있는 아파르트헤이트 장벽에 비유한다. 이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수만 가구가 제 집이나 땅에 다가가지 못하게 가로막고, 그 너머에서는 군대가 남아 있는 것들을 무너뜨린다.

칸 유니스로 피란해 황색 선에서 약 300 미터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는 마흐무드 알-라캅Mahmoud al-Raqab은 본지에 황색 선이 계속해서 주거 지구 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남은 우리 땅, 동네들, 천막들 쪽으로의 확장이 계속되면서 슬픔, 불안, 공포가 우리를 짓누른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우리는 심지어 집 근처를 걷지도 못하게 되고 더 많은 땅, 가옥, 천막, 사업체를 빼앗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알-라캅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서안과 완충 지대들에서 팔레스타인인에게 가해지는 토지 몰수 및 이동 제약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는 “남은 가족과 이웃들이 언젠가는 돌아가 다시 함께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쌓여 있는 건축물 잔해 사이에 노란색 콘크리트 블록 두 개가 놓여 있다.
칸 유니스 동부의 소위 “황색 선” 근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2026년 4월 27일. (사진: 람지 아부 아메르Ramzi Abu Amer / APA)

그는 “군대는 살라 알-딘 거리와 동쪽 지역 인근의 광대한 농지와 공지로 점령을 확장하면서 해당 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깊은 참호를 파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그곳을 다시 경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의 “채소 바구니”라 할 수 있는 동쪽 지역에는 농가와 올리브, 시트러스 과수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칸 유니스 동부에 땅이 있는 수만 가구의 생계가 달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가자 지구에 새로운 아파르트헤이트 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오늘 그들은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한다. 내일은 높다란 벽을 세울 것이다. 그들은 우리 땅을 가르고 우리와 우리 집 사이에 장벽을 세워 우리가 우리 집에, 농지에, 땅에 가지 못하게 한다. 사람들을 제 집이나 땅, 원래 살던 곳에서 내쫓고는 우리 눈 앞에서 우리 땅을 야금야금 집어삼킨다”고 했다.

알-라캅은 지난 한 해 동안 선이 움직이는 것을 여덟 번쯤 보았고, 가장 최근에 주황색 선이 확장되는 것도 직접 보았다고 했다. 그는 선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는 살라 알-딘 거리를 따라 다르 알-살람Dar al-Salam 병원에서 칸 유니스 동쪽의 바니 수하일라Bani Suhaila 로터리까지 이어지는 구역을 새로 차단했다고 한다.

그는 “이 선 앞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무시하고 집에 갈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바로 살해 당한다. 죽으러 가는 건 영웅적인 행위가 아니다. 이건 내 집, 내 땅 같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점령은 내 땅만이 아니라 내 고향땅 전부를 앗아가고 있다. 우리가 우리 땅을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대도 그게 우리가 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귀환의 그날까지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역주1 뎡야핑, 〈“오렌지 선”, 무장 해제하라는 억지, 강간 고문 수용소에 갇힐 위험을 무릅쓰고 쓰레기 트럭에 갇힌 노동자들〉(2026.5.2 정세 보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 2026.05.0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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