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잔디 깎기 (자레드 힐렐, 2026)

원문: Jared Hillel, “Mowing the grass in Iran,” The Electronic Intifada, 2026.05.04.

연설 중인 네타냐후의 상반신을 찍은 사진. 배경은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하다.
전쟁 전에 이스라엘과 합중국의 정보 당국에서는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폭격 작전을 벌이더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인구 9천만의 나라에 “잔디 깎기” 독트린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리아 예피모비치Ilia Yefimovich/UPI)

이스라엘의 학자 에프라임 인바르Efraim Inbar와 에이탄 샤미르Eitan Shamir는 2013년에 발표한 어느 의 첫머리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인용했다.

“바오밥나무는 뒤늦게 눈치채면 절대 없앨 수 없어. 절대.”

문학작품을 끌어다 썼지만, 이 글은 강경파의 눈으로 가자와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 군사 정책을 “적의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해 설계된, 군사적 장기 소모 전략”으로 설명한다. 그런 접근 방식이 “다른 군대들이 본보기로 삼을 수 있을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결론을 낸다.

해당 독트린 ― 주기적인 공습과 민간인과 전투원을 한번에 죽일 수 있을 “간헐적인 대규모 작전”으로 구성된 — 을 인바르와 샤미르는 “잔디 깎기”로 칭하면서 이스라엘군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표현이라고 적었다. 이름에서 짐작되듯 이 독트린은 군대가 문제를 단호히 해소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위협을 낮출 수 있다는 전제를 토대로 한다. 인바르는 본지에 “이 말이 널리 쓰이는 것은 현실을 그대로 서술하기 때문”이라며 “규범적인 숨은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지난 두 해 반 동안 가자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폭력을 촉발하고 있음에도, 2023년 10월 7일의 여파로 이 표현은 애용되지 않게 되었다. 이스라엘군이 더는 억제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이제 이스라엘의 확장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집단을 일소하려 한다는 것이 금세 분명해졌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하마스를 “지상에서” 쓸어내겠다고 다짐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사가 등장했다. 나중에는 헤즈볼라이란에 대해서도 비슷한 협박이 나왔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하지 않으면 “가자에서와 같은 파괴와 고통”을 겪게 하리라고 다짐했고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 교체가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말은 이렇게 완전히 달라졌지만 이스라엘이 전개 중인 군사 활동 중 그 어느 것도 그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40% 가량만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가자를 통제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무장 해제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특히 지난 아홉 달 동안 두 번의 이란 공습은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 현재까지 이란인 3,300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합중국-이스라엘의 대 이란 전쟁은 기존 상태가 단단히 유지된 채 잠정적인 종국에 이르렀다.

이스라엘은 이제 스무 해 동안 써온 가자 “잔디 깎기” 전략을 훨씬 더 크고 9천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이란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 가자에서와 마찬가지로 분명 실패할 듯하지만,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또 한 번의 성과 없는 임무를 끝내고 귀환하고 지금, 누더기가 된 이란에는 또 한 번의 잔혹한 작전이 펼쳐질 미래가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다.

무의미한 살해

“잔디 깎기”라는 말은 주로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을 이야기할 때 쓰이지만, 시온주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국가 수립 전부터 비슷한 전술을 써 왔다.

사학자 일란 파페Ilan Pappé는 본지에 하가나Haganah이르군Irgun 같은 민병대들은 “팔레스타인 지도자, 지식인들을 암살하면 그들의 저항이 무너질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따.

이 전략은 마을 기록철이라는, 유대 관료들이 팔레스타인 위임통치령 내 아랍 마을을 전수 조사해 모은 첩보 문서를 통해 실현되었다. 나크바 당시, 민병대들은 이 정보를 활용해 팔레스타인 민족 운동에 관여하는 남성들을 암살했다.

이런 초법적 살인의 패턴은 이스라엘 역사 내내 찾을 수 있지만, 이 독트린의 진정한 결정체는 가자에서 ― 특히 2008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 펼쳐졌다.

2005년에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철수”하면서 정착자 8,500명을 철수시켰고 가자 지구 내 직접적 군사 주둔을 끝냈다. 이 고립지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내부 자치 권리를 얻었지만 —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 이스라엘은 국경, 영공, 영해에 대한 통제를 이어갔다.

2007년에는 전면 봉쇄로 더더욱 옥죄어 들었다. 국경을 차단하고 수입을 제한하고 가자를 적대적 영토로 선포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폭격이 시작되었다.

이후 14년에 걸쳐, 가자 사람들은 네 번의 대규모 군사 공격 — 2008-2009년, 2012년, 2014년, 2021년에 — 을 겪었다. 자기방어로 포장된 매번의 공격은 공습으로 민간인과 전투원을 가리지 않고 살해하면서 일시적으로 하마스의 미사일 비축량을 떨어뜨리고 땅굴망을 끊었다. 이스라엘에서 “방어의 칼날Protective Edge”로 명명한, 그중 가장 지독했던 작전은 2014년 여름에 7주에 걸쳐 이어졌다. UN에 따르면 1,400명 이상의 민간인을 포함해 2,251명이 살해 당했다.

이런 대규모 공격 사이 사이에는 — 2022년 8월에 이스라엘이 사흘 간의 폭격으로 50명 가까이를 살해했으며 그 절반 쯤은 민간인이었던 경우 같은 — 공습이 잦았다. 하마스의 군사 역량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물론 하마스는 언제나 회복했다.

[군사력 우위 확보를 통한] 억제가 이스라엘이 안보를 지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하게 가능한 선택지라는 믿음이 이 같이 결코 최종 결전이 될 리 없음을 분명히 알면서도 벌이는 단속적인 폭력을 정당화했다. 인바르는 이런 관점을 드러냈다. 그는 본지에 “우리에게는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하고는 “이 분쟁은 적어도 근시일 내에는 정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로 이런 믿음이 분쟁을 “정리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정치적 해결은 양보를 요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외려 반복적인 폭력을 택해 왔다. 이런 방식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 동시에, 이스라엘인들에게 역시 훨씬 더 위험한 세계로 이어졌다.

이란

인바르를 포함해 많은 분석가들이 이 실패를 과도한 제약 탓으로 돌린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인바르는 이스라엘의 지난 습격들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잔디를 충분히 깎지 않아 하마스가 괴물이 되도록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10월 7일이 이스라엘 안보의 신화를 날려버렸음에도 폭력을 통한 평화라는 거짓 약속을 의문에 붙이는 이는 거의 없다. 파페가 보기에 잔디 깎기는 “잔인한 19세기 제국주의”의 반복이며 평화적 해법은 총체적인 재고를, 탈식민을 중심에 놓고 다시 생각하기를 요한다.

그는 본지에 “끝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무너질 테지만, 팔레스타인 위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라임 인바르가 보기에, “잔디 깎기” 독트린은 현재 이란, 가자, 레바논에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 그는 본지에 “공중에서의 정권 교체는 통하지 않는다”며 “잔디 깎기야말로 통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천 마일 넘게 떨어진 나를 상대로 소모전을 벌일 거라는 예측은 한때는 믿기 힘들다고 여겨졌다. 예컨대 인바르는 앞에서 언급한 글에 이란은 “별도의 대책을 요하는 예외”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오랫동안 군사 기술을 시험해 온 역사가 있는 ― 이스라엘은 이제 [팔레스타인에서 구축한] 전술 교본을 역내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국가에서 반복하기 시작했다. 2024년 이후로 양국은 네 차례의 직접적인 미사일 및 드론 교전을 벌였는데, 놀라우리만치 가자의 경우와 비슷하다.

파페는 이런 접근법을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 상황이 바뀌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맹렬하게 폭격을 해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그것을 위해 2월 28일부터 40일이 넘도록 공습을 계속한 이스라엘은 이란에 18,000기의 포탄을 투하했고 합중국은 추가로 13,000개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표적은 탄도 미사일 발사대, 핵 시설, 방공망, 다수의 군 사령관 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교, 산유 시설들, 아파트들, 유대교 회당 등도 폭격을 당했다.

또한 엄청난 강도의 작전을 벌였음에도 합중국 군사 정부보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발사대 보유량이 여전히 전전 대비 각각 약 70% 및 60%에 이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네타냐후가 오래 전부터 실존적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해 온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는 흡집조차 내지 못했다. 아슬아슬한 이번 휴전이 타결된 시점에, 이란은 여전히 농축 우라늄 수백 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물론 군사 역량을 회복할 것이다. 이스라엘과 합중국이 이번과 마찬가지로 소득 없는 군사 작전을 벌였을 때도 그랬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살해 역시도 이란을 흔드는 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이튿날 임시 지도자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아흐레 후에는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가 최고 지도자로 지명되었다.

이룰 수 없는 목표들

놀랄 일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거의 혹은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하는 참수 작전을 반복해 왔다. 가장 분명한 예가 하마스다. 1987년 설립 이후 하마스를 이끈 다섯 명 중 네 명이 암살 당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표단이 파키스탄에서 협상 중인 현재까지도,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란을 확고히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란에 대한 최근의 공격들이 또 하나의 “잔디 깎기”일 뿐이라는 가장 분명한 신호는 이스라엘이, 그리고 이번에는 합중국도 함께,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전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공격 첫날이었던 2월 28일에 네타냐후는 “아야톨라 체제가 가하는 위협을 끝장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주만에 말을 바꾸어 정권 교체를 위한 “여건을 만들”겠다는 데로 물러섰다.

게다가, 전쟁 시작 한 주 전에 작성된 합중국 국가정보위원회의 기밀 보고서는 대규모 공격을 가하더라고 이란 정권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같은 정보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또한 소득 없이 폭력을 반복한 긴 역사에도 볼구하고, 자칭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는 다시 한 번 잔인한 무력 과시를 통한 — 이스라엘의 많은 이들이 생각하기로 — “평화”의 이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두 번이나 테헤란을 상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이스라엘이 다시 시도하리라고 믿을 이유는 차고 넘친다. 실제로 이번 휴전 첫날에 네타냐후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스라엘은 “언제든 전투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이다.

인바르는 또 한 번 전쟁을 하는 대신 협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코웃음을 쳤다. “외교는 무슨 … 이것 보세요, 이란인들과 외교를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너무 순진한 거죠”라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이 같은 전면적인 부정은 한 때의 적이 안보 파트너가 되는 성과를 낸 이집트, 요르단과의 평화 협정을 무시한 처사다. 비록 두 협정 모두 자유와 국가 지위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열망을 묵살하는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최근 전쟁들의 핵심에는 바로 그 팔레스타인 문제가 있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이를 묵살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끝없는 전쟁을 치르려 하는 듯 보인다.

인바르와 샤미르가 『어린 왕자』에서 가져다 쓴 제사의 마지막 두 문장은 잔인하게도, 글이 발행된 후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폭력을 예고한다.

“바오밥과 들장미는 어릴 때는 정말 비슷하게 생겼지. 둘을 구분할 수 있게 되자마자 주기적으로 바오밥을 전부 뽑아버려야 해. 아주 지루한 일이지.”

“바오밥”이 팔레스타인인, 이란인, 감히 이스라엘의 역내 패권에 도전하는 모든 민족을 가리킨다는 것은 애초부터 분명했다. 십 년 넘게 민간인 학살이 벌어지면서는, 뽑아버린다는 것이 그저 인종학살의 완곡한 표현이라는 점 역시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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