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코앞에서 투표를 하기는 처음이다. (부재자 투표를 놓쳐서 서울에서 김해까지 갔던 한 번을 빼면) 투표소가 크게 멀었던 적이야 없지만 이만큼 가까운 적도 없었다. 아파트 정문께에 있는 경로회관에서 투표했다. 투표소에 도착해서, 문 앞에 놓인 손 소독제를 보면서야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멈춰서 고민을 해보려다 또 하나 깨달았다. 공약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음을. 결국 이를테면 전략 투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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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6.(토)
오랜만에 긴 산책을 했다. 얼마나 오랜만인지는 모르겠다. 얼마나 길었는지는 안다. 왕복 세 시간 정도 걸었다. 반환점은 대형 마트. 자전거 펌프와 밀대걸레를 사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원래는 집앞 논밭을 가로질러 이미 몇 차례 가 본 마트를 갈까 했는데 언젠가 자전거 펌프가 없는 걸 본 기억이 떠올라 다른 마트로 정했다. 거리는 비슷하다. 가 본 적은 없는 곳이다. …
2022.02.18.(금)
일기 쓰기를 멈춘지 한 달 열흘이 되었네. 제천생활 반년을 결산하는 일기를 덧붙이려고 했는데 아직 쓰지 못했다. 그간은 거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스터디 발제문을 쓸 일이 있었지만 그 역시 쓰지 않고 발췌문으로 대신했다. 1월 말에 여기에 짧은 번역문 하나를 올린 게 전부인 것 같다.정말 아무것도 안 썼나. 가물가물하다. 정확히는 무언가를 쓰고 있긴 하다. 진척은 거의 없다. …
2022.01.08.(토) ― 最終回
오전에는 느릿느릿 벽지 아랫단 잘랐다. 벽지와 바닥에 붙은 풀거스러미를 대강 털어 청소기를 돌렸다. 그리고는 좀 미적거렸던가. 점심은 중국집에서 먹었다. 햄을 뺀 볶음밥과 짬뽕국물 대신 계란국. 귀가해서는 또 좀 미적거렸던가. 컴퓨터를 챙겨 집앞 카페로 옮겼다. 읽던 책과 원래 읽으려 했던 책을 모두 미루어 두고 전날 들어온 일 때문에 봐야 하는 책(의 일부)을 읽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
2022.01.07.(금)
오전엔 안산. 한의원. 오후엔 서울. 카페에서 독서. 어제 읽던 책을 마저 읽었다. 백 쪽 정도 남아서 마저 읽고 자려고 했는데 아마도 그냥 잘 듯하다. 초반부보다 좀 더 재밌지만 여전히 특별하진 않다. 전후반에는 반 반半 자를, 초중종반에는 반상 반盤 자를 쓴다는 걸 안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카페에서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일이 들어 왔는데 일정을 비롯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