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안팎

2023.05.29.(월)

저수지와 논 사이에 있는 작은 공원 ― 이라기보단 공중화장실과 벤치와 약간의 공터가 있는 곳 ― 에 앉아 책을 몇 쪽 읽고 들어왔다.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었고 나무에 관한 글이나 새에 관한 글을 골라 읽었다. 저수지는 조용했다. 이름 모를 새인지 무언지가 규칙적으로 짧은 울음을 울었다. 물이 흘렀다. 논은 시끌벅적했다. 개구리가 운다. 아직 철이 아닌가, 화장실 앞에 …

제천의 안팎

2023.04.06.(목)

오늘도 독서(∈일)에 실패했다. 빈둥대다가 점심을 대강 ― 아주 대강 ― 먹고 집을 나섰는데 너무 추웠다. 도서관까지 30분쯤을 걷기에는 너무 추웠다. 어제도 그제도 같은 차림으로 나다녔으니 순전히 책을 읽기 싫어서였겠지, 생각하다 혹시나 하고 확인해 보니 오늘 기온이 확연히 낮았네. 아무튼 그래서 집 앞 카페로 틀었고 한참 딴짓만 하다 귀가했다. 집에 와서는 겨울옷을 집어 넣고 앰프를 중고장터에 …

제천의 안팎

2023.04.14.(화)

밥을 안쳐 놓고 쓴다. 이렇게 적고 보니 취사 버튼을 눌렀나 불안해져서 확인하고 왔다. 밥을 안치기 전까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고 있었다. 어제 (《스파이더맨》에 이어) 보다 말기도 했고, 오늘 팝콘이 생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카페에 다녀오는 길에 노방전도 하는 이에게서 받은 팝콘이다. 낯선 이가 주는 음식을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이 교회에서 주는 물티슈를 그간 탈 없이 …

제천의 안팎

2023.02.16-17.(목-금)

어제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022)을 보려다 실수로 ≪쥬라기 월드≫(2015)를 보았다. 요새 늘 ≪도미니언≫을 보라고 추천이 뜨던 곳에 어젠 어째선지 ≪쥬라기 월드≫가 떠 있었는데 제대로 안 보고 눌러버린 탓이다. 5분쯤 보고서야 깨달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보았다. 그리고는 영화가 끝나자 또 추천으로 뜬 ≪쥬라기 공원 3≫(2001)를 이어서 보았다. 이 편이 끝나고는 ≪고질라≫(1998)가 떴지만 그건 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오늘까지 ≪쥬라기 …

제천의 안팎

2023.02.11.(토)

십여 년만에 주남저수지를 다녀왔다. 조류독감 예방 조치로 주남저수지는 폐쇄되어 있었고,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를 둘러 보았다. 여기에 쓰는 일기엔 아마 처음으로 사진을 몇 장. 고향집에서 저수지까지, 20여 킬로미터를 자전거로 오갔다. 지난번에도, 그러니까 2010년에도 자전거를 탔지만 이번엔 대부분의 구간을 그사이 — 정확히는 그즈음(부터) —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이동했다. 당시엔 차도와 농로를 오가며 이동했고 여러번 멈춰 표지판을 확인하거나 행인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