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안팎

2023.02.11.(토)

십여 년만에 주남저수지를 다녀왔다. 조류독감 예방 조치로 주남저수지는 폐쇄되어 있었고, 붙어 있는 동판저수지를 둘러 보았다. 여기에 쓰는 일기엔 아마 처음으로 사진을 몇 장. 고향집에서 저수지까지, 20여 킬로미터를 자전거로 오갔다. 지난번에도, 그러니까 2010년에도 자전거를 탔지만 이번엔 대부분의 구간을 그사이 — 정확히는 그즈음(부터) —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로 이동했다. 당시엔 차도와 농로를 오가며 이동했고 여러번 멈춰 표지판을 확인하거나 행인에게 …

제천의 안팎

2023.01.10.(화)

피자는 잘 받아 먹었다.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하면 준다는 음료수가 올까 안 올까 궁금했는데 ― “서비스를 선택하시지 않으면 리뷰 신청이 안 된다”는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했고 서비스 메뉴 선택지 같은 게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 오지 않았다. 지금 다시 보니 조금 더 상세한 안내가 있긴 한데 역시 뭘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고 애초에 내가 주문한 금액은 …

제천의 안팎

2023.12.09.(월)

어제는 냉동고를 열었다 당황했다. 속에 든 게 죄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문이 조금 열려 있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며칠이나. 단단히 얼어 있는 건 보냉팩 둘 뿐이었다. 냉기가 없진 않아서 상해서 악취를 풍기거나 하진 않았지만, 썰어둔 파 — 근처에선 한 단 단위로만 팔아서 큰맘 먹고 사야 하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를 하며 배달로 주문했던 — 만 물러져 있었다. …

번역

오드리 로드, 여성작가회의 《차이의 언어》 기조연설(호주, 1985)

원문: Audre Lorde, A Keynote Address on “The Language of Difference” at a Women’s Writing Conference held at Melbourne, Austrailia in 1985. Audre Lorde, “August 10, 1985,” A Burst of Light: Living with Cancer in A BURST OF LIGHT and Other Essays, New York: Ixia Press, 2017에서 재인용. 여러분의 초대로, 흑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차이의 …

제천의 안팎

2022.12.27.(화)

침실은 조용, 하다는 건 순전한 착각이었다. 자려고 눕고 보니 거실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크게 들렸다. 귀마개 삼아 커널형 이어폰을 꽂았다. 종일 물을 틀어 둘 리는 없고 물이 새는 것 같지도 않고 환풍기도 아닐 테고 대체 뭘까. 온수 매트를 새로 산 걸까 생각하며 몇몇 제품의 소리를 찾아 들어 보았다. 역시 아닌 듯했다. 꼭 소음 때문은 아니지만 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