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간만에 학교에서 홍대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 언제나처럼,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간만에 타는 큰 자전거는 시원시원해서 좋았지만 상체를 숙이고 타자니 허리가 아팠다. 작은 바퀴에 익숙해 진 몸이, 큰 바퀴를 움직이려다 가끔 당황하기도 했다.

신림역 앞은 혼란스러웠다. 인도쪽으로는 차가 이중으로 주차되어 있었고, 불과 십 미터 앞에 차가 오는데 중앙선을 밟고 유턴하는 차도 있었다. 엉켜도 멈추지 않는 차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취객들도 있었다.

새벽 두 시 반, 오늘도 서울의 새벽에는 행인들이 많았다.

양화대교를 건넌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공사가 끝나 이제는 다시 곧아진 다리를 인도로 건넜다. 다리 초입, 좁은 인도에서는 밤길을 걷는 세 명의 일행과 마주쳤다. 스쳐 지나갈 수는 없는 너비였고, 우리는 모두 멈추었다. 한쪽으로 붙어 서며 멈추던 그들은 내가 멈추가 옆을 지나갔고, 내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자 셋이 도미노처럼 고개를 숙였다.

양화 대교를 건너 홍대 큰 길에서는, 길 왼쪽이 집인지 오른쪽이 집인지 잠시 헷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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