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0.(화)

아침엔 조금만 뒹굴었다. 약속을 하나 잡았다.

카페에서 일했다. 많이는 아니다. 오늘은 점심을 챙겨 먹기로 미리 정했으므로 커피만 시켰다. 점원이 어제의 일 ―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샌드위치가 나온 ― 때문에 커피만 시키는 걸까 생각할까봐 조금 걱정했다. 그가 나를 기억할는지 어떨는지는 모른다. 커피를 주문했더니 커피만이냐고 되묻긴 했다.

번역 일을 조금 하고 점심으로는 콩국수.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책상에 앉았다. 스터디가 잡혀 있었다. 오후를 재밌게 보냈다. 공부를 많이는 안 했다는 뜻이다. 요즘은 두 개의 스터디를 한다. 둘 다 장애가 주제다. 아마 다음 달부터 하나를 더 하게 된다. 이미 하고 있는 둘은 대학원 동료들과, 곧 시작할 것은 춤추는허리에서.

스터디를 마치고는 의림지까지 걸었다. 3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차도를 따라 가는 길이므로 조금 지루하다. 물가에 잠시 누워 있다가 의림지를 한 바퀴 돌았다. 하늘에 뜬 구름 사진, 물에 비친 구름 사진을 조금 찍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구름을 여러 장 찍었다.

집과 의림지의 가운데 쯤에 있는, 지난 번에 의림지 가면서 보아 둔 황태해장국집에서 밥을 먹었다. 황태떡콩나물해장국, 이었던 것 같은데 떡은 안 들어 있었다. 서빙하시는 분께서 ― 실은 주방에서도 그 분이 일했지만 ― 음식을 내어 오며 콩나물이 다 떨어져서, 로 시작하는 말을 무언가 하셨는데 한 번 되묻고도 알아듣지 못했다. 콩나물은 많이는 아니지만 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사골 육수를 쓴 것 같았다. 물어보지는 않았다.

집에 와서는 오늘의 세 번째 샤워를 했다. 책을 조금 꽂을까 했다. 남아 있는 책꽂이엔 곰팡이가 조금 슬어 있다. 지난번 집에서 여러 번 물이 샌 벽에 닿아 있었던 책꽂이들이다. 대강 닦고 꽂으려다 내일 알콜이든 락스든을 사다 제대로 닦고 꽂기로 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누운 채로 두어 시간을 보냈다.

번역을 조금 더 하고 잘까 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금방 오려니 했던, 친구가 선물한 커피 드립백은 오늘 발송되었다고 한다. 아닌가,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자세히는 안 봤다. 내일 발송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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