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6.(금)

일과가 좀 남았지만 일기를 먼저 쓰기로 했다.

일곱 시인지 여덟 시인지에 깼나. 다시 잠들었을까. 열 시쯤부터 하루를 시작한 것 같다. 샤워를 하고는 다시 누웠다. 점심께까지 이리 누웠다 저리 누웠다 뒹굴었다.

옹심이칼국수를 먹은 집에서 콩국수를 먹었다. 집에서 5분쯤 혹은 7분쯤 걸어 나갔을 것이다. 설탕도 소금도 나오지 않았고 밍밍했지만 구태여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국물은 좀 남겼다. 거기서 또 5분쯤 걸어서, 오늘은 프랜차이즈 카페 2층에 앉았다. 오래 일할 요량이었다. 거창한 포부가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세 시간 좀 안 되게 일하고 나왔다. 원고를 써서 보냈다. 거기서 또 5분쯤 걸어, 다이소를 다시 갔다. 수세미받이로 쓸 비누받이를 샀다. 수세미받이로 나온 것은 전부 플라스틱이었기 때문이다.

20분을 걸어 집에 돌아왔다. 오는 길에 허기를 느껴 빵집에 들렀다. 달콤제과인가 하는 동네 빵집(인지 아닌지 모른다)에 갔으나 매진이래서 근처의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자그마한 토스트 하나를 사먹었다. 생수도 사올 생각이었는데 깜빡하고 마트엔 들르지 않았다.

집에 와서는 샤워를 하고 잡무를 하고 그 다음엔 뭐했지. 두어 시간이 통으로 사라졌네. 잡무는 3분짜리였다. 외주 맡아 마친 일의 A/S. 내 일이므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의아하다. 발주자가 직접 했어도 3분이면 되는 일인데 그는 내게 메일을 보냈고 사흘 만에 답을 받았다. (나도 그에게 외주를 맡긴 적이 있는데, 10분쯤 걸리는 A/S 필요 사항을 그에게 말하지 않고 내가 직접 처리했다.)

남은 소스와 면을 털어 토마토파스타를 저번보다도 더 배불리 먹었다. 해가 저물어 가므로 곧 산책을 나갈 것이다. 다녀와서는 또 샤워를 하고, 번역을 조금 하거나 짐정리를 조금 하거나. 할 것이다, 라고 쓰고 싶지만 해야 한다, 고 쓰는 게 안전하다.

어제는 베란다 창을 열어두고 서울에 다녀왔고 그 사이 비가 들이쳤다. 바닥에 물이 고였다. 오늘 아침에야 확인했다. 빨래는 젖어 있지 않았다. 새벽 사이 마른 걸까 비가 절묘하게 바닥으로만 든 걸까. 티셔츠 같은 건 그냥 대충 입고, 속옷과 수건은 새로 빨 것이다.

물가에 앉아 있으려 나갔다 뜻하지 않게 산책을 했던 밤엔 양말을 신지 않고 바로 운동화를 신었었다. 뭐라고 부르지, 발꿈치와 아킬레스건이 만나는 곳 쯤에 생채기가 생겼다. 이튿날엔 계속 벗겨지는 양말을 신었고 좀 더 긁혔다. 어젠 따갑다가 가렵다가 했고 오늘 낮엔 가렵기만 했다.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

여전히 욕실장이며 수건걸이며는 주문하지 않았다. 커튼도. 치약도 여전히 찾지 않았다. 면도기도. 대신 어제 출장길엔 편의점에서 눈썹칼을 사 터미널 화장실에서 면도를 했다. 쓸데 없이 눈썹칼이 두 개나 생겼다. 오늘은 친구가 이사 선물로 커피 드립백을 보내 주었다. 주소를 알려준 적은 없다. 받을 사람이 주소를 입력하게 되어 있는 시스템으로 받았다. 내일이나 모레쯤 올 것이다.

무료한 하루다. 오늘도 적지 않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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