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것과, 유가족의 행복을 비는 것 중 어느 쪽을 먼저 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
처음으로 돌아 오는 기일을 겨우 열하루 남겨 두고 이제야 장례식을 치르게 된 가족들,
죽어서 식은 몸을 더 싸늘한 냉동고에 누인 채 한 해 가까이를 보낸 고인들,
안도와 서러움이 한 데 섞인 눈물을 흘릴 그 곳에 가지 못해 심란하다.
1월 9일, 불길이 혹은 이 나라가 남일당을 집어 삼킨지 거의 한 해가 다 되어 가는 오늘,
고인들의 장례식이 열린다.
사정상 가지 못해, 시민 장례 위원 명단에 이름이나마 올렸다.
모레나 글피 쯤,
지금의 닥친 일이 마무리 되고 나면 불 꺼진 남일당에나마 한 번 들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