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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페스티벌에 갔다가 공연을 보고 알게 된 어느 밴드. 앨범이 나왔다기에 친구에게 선물해 달래서 사흘째 내리 그것만 듣고 있다. 그 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스카’라는 장르를 하는 밴드인데, 목소리와 곡이 참 잘 어울린다. 가사도 괜찮은 편.
발음을 또박또박 하는 편은 아니라서 전곡의 가사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현재까지 두 곳의 거슬리는 부분을 발견했다. 하나는 ‘빈병만이 나를 감싸네’이고 또 하나는 ‘아가씨 이리 와서 한 잔 따라줘요’이다. 전자는 계속 ‘이명박이 나를 감싸네’로 들려서 거슬리고, 후자는 다른 부분에 나오는 ‘사장님 이리 와서 한 잔 같이 해요’라는 부분과 대비되어서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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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덕분에 챙겨보다시피 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ㅍ’. ‘ㅍ’에 나오는 연예인들 중 초창기 멤버인 ㅇ과 후반에 투입된 멤버인 ㅈ 사이에는 주변사람들의 농간으로 인한 스캔들이 있다. 둘이 가까이만 있어도 주변에서 ‘그렇게 대놓고 같이 있어야겠느냐’고 놀리는 식.
이 프로그램의 메인 MC 격인 ㅁ은 둘을 놀릴 때 종종 ㅇ을 제수씨라고 부른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으면, 초기 멤버인 ㅇ을 여동생으로 설정하고 ㅈ을 매부로든 서방으로든 불러야 할텐데 도통 그러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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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S 덕에 챙겨보다시피 하는 또 다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ㅁ’. 긴 시간 동안 부동에 가까운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피디가 사회의식을 은근슬쩍 담아 정부 풍자를 잘하기로도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정말인지 얼마 전에는 여성의 날 특집 방송을 하기도 했다. 출연자들의 난리야 접어두고, 피디가 제시한 결론은 ‘여성은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였다던데 보지는 못했다.
‘ㅁ’에 출연하는,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ㅁ은 얼마 전 연애중임을 밝힌 ㅈ에게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니 가상인터뷰를 해보자며 막무가내로 질문을 던졌다. 그가 던진 질문이 가관이다. ‘(ㅈ이)나이가 있으셔서 2세 문제가 급할 텐데, (부인될 사람이)일을 계속하시게 하실 건가요, 아니면 그만 두고 살림에 전념하게 하실 건가요?’라니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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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자 한 명이 교도관입네 장군 딸입네 거짓말을 하며 젊은 군장교들을 속여 돈을 뜯어냈단다. 피해자는 꽤 여러 명인데 대부분 실제로는 만나지도 않고 문자로만 친분을 쌓아 돈을 받아냈다니 참 대단도 하다. 그런데 이 여자, 몸무게가 좀 많이 나간단다.
언론들의 관심이 그 몸무게에 쏠렸다. 기사 제목들은 온통 ’90kg 녀에 장교들 왜 속았나’, ‘꽃뱀 아닌 90kg녀 장교들 넘어간 이유는?’ 뭐 이런 식들이다. 나는 피해자 편을 들고 싶은데, 언론들이 나를 가해자 편으로 만든다. 이것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