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Francesca Albanese’s Remarks at the Hague Group Emergency Conference of States in Bogotá, Colombia, 2025.07.17.
“*”로 표시한 단락 구분은 번역하면서 추가한 것이다.
국제연합 1967년에점령당한팔레스타인영토인권상황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제의 헤이그그룹긴급정상회담(콜롬비아 보고타[, 2025.07.15-16]) 발언.
각국 대표 여러분, 친구 여러분,
이 자리를 마련해 준 콜롬비아와 남아프리카 정부에, 그리고 헤이그그룹[역주1] 회원국들에, 원칙을 저버리지 않았던 발기국들에,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헤이그그룹이 더 커지기를, 그리하여 구체적인 조치들이 더 힘있고 효과적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지칠 줄 모르고 수고해주시는 사무국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 이 모임에 함께 하기 위해 피점령지 팔레스타인, 역사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다른 디아스포라/망명지에서 보고타까지 오신, 그리고 그에 앞서 헤이그그룹에 훌륭한, 증거에 기반한 브리핑을 제공해 주신 — 팔레스타인 전문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오늘 여기 와주신 모든 분들께도요.
실로 역사적인 순간이 될 이 시점, 우리가 오늘 이곳에 모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 이틀은 여기 모인 이들이 한데 뭉쳐 가자 인종학살을 종식시킬, 그리고 바라건대 남은 팔레스타인 땅의 팔레스타인인 제거를 종식시킬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이곳은 모두를 위한 자유, 권리, 정의가 실현되는 체제를 시험하는 장입니다. 저 같은 이들이 단단히 붙들고 있는 이 희망은 원칙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녀야 할 원칙입니다.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는 현재 지옥과도 같습니다. 가자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연합의 마지막 기능 — 인도적 구호 — 마저 무너뜨렸습니다. 제거 대상으로 정한 인구집단을 고의적으로 굶기도, 몇 번이고 쫓아내고, 죽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서안에서는 불법 봉쇄, 대규모 추방, 초법적 살해, 임의적 구금, 만연한 고문을 통해 종족 청소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치하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절멸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며, 이는 전 세계가 그저 보기만 하는 가운데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소수나마 이스라엘인 중에도 — 대부분은 공공연히 환호하고 더 하기를 요구하지만 — 인종학살, 점령,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의 해방 역시 팔레스타인의 자유와 떼어 놓을 수 없음을 상기시킵니다.
지난 스물한 달 동안의 참상은 갑작스런 일탈이 아닙니다. 수십 년 째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하고 대체하려 해 온 정책들이 정점에 이른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유럽연합의 주요 기구가 모여 있는] 브뤼셀에서부터 [국제연합 본부가 있는] 뉴욕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공론장들이 여전히 팔레스타인국 인정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서른다섯 해를 시간을 끌고 인정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투자”하는 체 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차없고 탐욕스러운 영토 야욕과 말 못할 범죄들에 팔레스타인 민중을 버려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한편 정치 담론들은 팔레스타인을 원칙에 입각한 단호한 해법 — 영구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그리고 현재는 인종학살의 종식 — 을 요하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영구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인도적 위기로 축소해 왔습니다. 법이 무능하고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정치적 의지가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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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우리는 또한 파열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지대한 고통이 변혁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아직은) 정치 의제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해도, 혁명적인 변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대로 이어진다면, 역사가 경로를 바꾼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 담론적, 정치적으로 —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고 느끼며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먼저, 서사가 바뀌고 있습니다. 끝도 없이 “자위권”을 들먹이는 이스라엘의 서사에서 오랫동안 부정되어온 — 수십 년 동안 체계적으로 비가시화, 억압, 비합법화 당해 온 — 팔레스타인의 자결권 서사로 바뀌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말과 서사에는 반유대주의가 무기로 쓰였고 (무장 저항에서부터 국제 영역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비정부기구 활동까지) 팔레스타인의 행동에는 테터리즘 도식이 비인간화의 수단으로 쓰였습니다. 이는 의도적인 국제 정치의 마비로 이어졌습니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바로 지금이 적기입니다.
둘째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다자주의의 등장을 보고 있습니다. 원칙에 입각한, 용감한, 점차 전 지구적 다수Global Majority가[역주2] 주도하는 다자주의입니다. 아직 유럽 국가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괴롭습니다. 저 또한 유럽인으로서 유감스럽게도, 유럽과 그 제도들이 많은 이들에게 국제법을 설교하면서 실은 원칙이 아니라 식민 사고방식을 따르고 합중국 제국의 신하 노릇을 하며 심지어는 우리는 이 전쟁 저 전쟁, 이 비참 저 비참으로 끌고 다니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공모하는 국가들의 연대체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유럽 국가들도 참석했다는 것은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헤이그그룹에는 그저 하나의 연합체가 아니라 세계 정치의 새로운 도덕적 구심점이 될 잠재력이 있습니다. 부디 우리와 함께해 주십시오.
수백만 명이 정의, 인간성, 집단의 해방에 근거한 새로운 국제 질서를 낳을 수 있는 대표체leadership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만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원칙 있는 국가라면 지금 이 순간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충성이나 색깔, 정당 깃발, 이념은 필요치 않습니다. 기본적인 인간적 가치면 됩니다. 이스라엘이 이제 스물한 달째 무자비하게 으스러뜨리고 있는 그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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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를 쉼없이 황폐화하는 데 맞서고자 보고타에서 이 긴급회담이 소집된 것을 환영합니다. 바로 그 점이 초점이 되어야 합니다. 헤이그그룹에서 지난 1월에 채택한 조치들은 상징적으로 강력했습니다.[역주3] 담론적, 정치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최소한이었습니다. 더 많이 마음을 기울여주시기를, 각자의 관할권에서 입법적, 사법적으로 그 마음을 구체적인 조치들로 이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인종학살적 맹공을 멈추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팔레스타인인들, 특히 가자에 있는 이들에게 이는 실존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 전 인류에게 적용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여기에서 할 일은 여러분께 비타협적이고 냉정하게 근본 원인을 고치자고 청하는 것입니다. 증상에 대처할 단계, 요즈음 너무도 많은 이들이 편하게 여기는 그런 단계를 우리는 이미 지나쳤습니다. 제 말씀을 들어보시면, 헤이그그룹이 그간 해 왔으며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사항들이 여러분의 국제법 상 의무에 따른 정당하고 마땅한 조치들에 비하면 사소한 수준임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동정이나 시혜가 아니라 의무 말입니다.
각국은 즉각 이스라엘과의 모든 교류를 재검토하고 중단해야 합니다. 이는 군사, 전략, 외교, 경제 관계 — 수출입 모두 — 전부에 적용되며, 민간 부문, 보험, 은행, 연기금, 대학. 기타 재화 및 서비스 제공자 또한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점령을 통상적인 사업으로 취급하면 이스라엘이 점령 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불법적으로 주둔하는 것을 지원하거나 원조하거나 조력하는 형국이 됩니다. 시급히 해당 교류들을 정지해야 합니다. 이후 세션에서 세부사항이나 함의를 더 자세히 말씀 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일단 한 가지는 분명히 밝혀 둡니다. 이스라엘 전체와의 교류를 끊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점령 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있는 이스라엘의 “요소들”과의 관계만을 끊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장기 점령이 불법임을 확인한, 인종분리와 아파르트헤이트에 상당한다고 선언한 [국제사법재판소의] 2024년 7월 권고적 의견에 따른 모든 국가의 의무와 상응합니다. [국제연합] 일반총회에서는 그 의견을 채택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행동에 나설 이유는 충분합니다. 더욱이, 이스라엘국은 전쟁범죄, 반인류 범죄, 인종학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잘못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제가 지난 [국제연합] 인권이사회 보고서에 썼듯, 이스라엘 경제는 점령을 유지하도록 구조화되어 있으며 이제는 인종학살적인 구조로 넘어갔습니다. 이스라엘의 국가 정책과 경제는 그 유구한 점령 정책 및 경제와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수십 년 동안 한몸이었습니다. 국가 등이 이스라엘과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할수록 이스라엘의 핵심에 있는 불법성이 합법화됩니다. 그것은 공모입니다. 이제 그 경제는 인종학살적인 경제로 넘어갔습니다. 선한 이스라엘 따로, 악한 이스라엘 따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1990년대에 모여 남아프리카 아파르트헤이트 사례를 논의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아 주십시오. 각 반투스탄에[역주4] 대한 처우에 따라 남아프리카를 선별적으로 제재하자고 제안하셨을까요? 아니면 남아프리카의 범법적 체제 전체를 따져보셨을까요? 지금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일은 그보다 더합니다. 이것은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계신 국제법 절차에 뒷받침하는 법률적, 사실적 평가에 근거한 비교입니다.
구체적인 조치란 그런 것입니다. 브뤼셀에서건 다른 곳에서건 가자와 서안의 남은 땅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두고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것은 국제법에 대한 모욕입니다.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인 분들께,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곁에 서시는 분들께, 종종 크나큰 대가와 희생을 치르시는 분들께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든, 팔레스타인은 이 격동의 장을 쓸 것입니다 — 정복자의 권좌를 탐하는 이들의 연대기에 각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부정의와 식민주의에, 그리고 오늘날 더없이 극심해진 신자유주의의 폭정에 맞서 일어난 민중의 수백 년짜리 서사시의 새로운 연이 될 것입니다.
↥역주1 헤이그그룹Hague Group(영·서·불·포·아랍어)은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게 하기 위해 여러 국가가 결성한 기구로, 현재 콜롬비아와 남아프리카에서 공동의장국을 맡고 있다. 이 글이 발표된 보고타 긴급정상회담(영어)에서는 12개국이 가자 인종학살을 막기 위한 6개조 이스라엘 제재 조치(한국어)를 채택했다.
↥역주2 (지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원주민 등을 아우르는 표현. 유색인, 전 지구적 남부Global South 등의 개념과 겹쳐지는 정치적 용어다.
↥역주3 헤이그그룹은 2025년 1월에 헤이그에서 발족식을 열었으며 공동성명(영어)을 통해 세계 각국에 국제연합 결의안에 근거한 이스라엘의 가자·서안 점령 불인정, 국제형사배판소에서 발부한 베냐민 네타냐후 체포 영장의 집행, 이스라엘로의 무기·연료 수송 중단 등을 촉구했다.
↥역주4 Bantustan.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따라 흑인을 격리했던 반자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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