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Anthony Alessandrini, “Edward Said, Twenty Years On,” Jadaliyya, 2023.09.25.
W.H. 오든은 「W. B. 예이츠를 기리며In Memory of W. B. Yeats」라는 시에서 예이츠의 임종을 인상 깊게 묘사한다. “그의 마음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 그는 그를 우러르는 이들이 되었다.” 뜻을 쉽게는 알 수 없는 구절이지만 작가의 죽음이 어떻게 작가에게서 — 사람들이 바라는바 — 작가 없이도 삶을 이어갈 작품을 떼어놓는지를 잘 보여준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예이츠를 우러렀다. 그를 탈식민의 시인으로 여겼다.[1] 논쟁이 일 만한 관점이다. 사이드의 친구이기도 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테리 이클턴은 주저 없이 예이츠를 파시스트라 칭한다. 다른 좌파 비평가들도 같은 관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세를 거스르는 독해야말로 사이드답다. 눈 앞의 글이든 관습적인 지혜든 말이다.
독자로서 — 그리고 듣기로는 교사로서 — 사이드는 가혹했다. 무자비하기까지 했다. 진심으로 우러르는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마저도 그는 글이 어떻게 오리엔털리즘 기획에, 나아가 제국주의 기획에 연루되는지를 샅샅히 파헤쳤다. 그는 그의 친구이자 동료인 브루스 로빈스가 “혹평가로서의 비평가”라 부른 역할을 맡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2]
하지만 사이드에게 그런 혹평은 그저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조셉 콘대르나 귀스타브 플로베르 같은 인물들에 대한 그의 (어떤 의미에서나) 예리한 독해는 식민적 상상에서 그들이 맡은 바를 고발했지만 또한 그들의 작품을 들여다 볼 중요한 새로운 창을 열기도 했다. 그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그려진 세계 — 오늘날의 독자, 관객이 여전히 낭만화하는 세계 — 의 식민적 토대를 발굴했고, 이는 그녀의 작품을 읽는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러디어드 키플링의 — 어떤 재판에서든 오리엔털리즘적 문학의 범죄 증거 제1호로 쓸 수 있을 작품인 — 『킴Kim』에 대한 그의 날카로우면서도 다정한 독해는 정말이지 명민해서 지금은 펭귄 출판사 판본에 서문으로 실리고 있다.
혹평가로서의 비평가는 이 이야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사이드적 비평가에게는, 또한 언제나 비판criticism과 연대의 문제가 있다. 비판과 연대 — 그리고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둘의 결합 — 는 사이드 비평 유산의 핵심이다. 그는 「세속적 비평Secular Criticism」에 이렇게 썼다. “정치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사유의 역사는 ‘비판보다 연대가 먼저’라는 금언은 비평의 종언을 뜻한다는 것을 과할 정도로 잘 보여준다. 나는 비판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피아가 더없이 분명한 전투 중에라도 비판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쟁점, 문제의식, 가치가 있으려면, 애초에 쟁취해 내고자 하는 삶 자체가 있으려면, 반드시 비판 의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3]
사이드적 비평가는 결코 그저 무언가에 반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언가를 옹호한다 —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향한다. 그저 사라져야 하는 것을 무너뜨리는 일이 아니라, 그것을 대체할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일에 몸을 바친다.
전 세계에서 읽히는 사이드의 역작 『문화와 제국주의Culture and Imperialism』에서 이 같은 헌신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시인 에메 세제르Aimé Césaire가 제시한 전망 — “그 어떤 인종도 미를, 지성을, 힘을 독점할 수 없으며 승리의 그날에는 모두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 이 실려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이드의 말년 저작들에서도,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On Late Style』에 실린 감동적인 글들에서도, 보다 인간적인 인문학을 묵직하게 호소하는 『저항의 인문학Humanism and Democratic Criticism』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아마 그 어디에서보다도, 팔레스타인에 관한 그의 글들에서 — 죽어도 그를 놓아주지 않는 경멸과 증오를 받게 만든 글들 —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드는 떠났다 — 이 달로 스무 해가 된다. 오든은 애달프면서도 싸늘하도록 정확하게 “죽은 이의 말들은 / 산 자들의 뱃속에서 수정된다”고 선언한다. 사이드의 작업은 이제 우리의 것이다. 어떤 의미로 보나 그렇다. 평생을 그의 독자로 살아 온 나는 때로 그가 독해하기보다는 우러르는 대상이,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쳐다만 보는 대상이, 다투기보다는 덮어버리는 대상이 되곤 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버나드 루이스Bernard Lewis의 제자들은 계속해서 그들 “테러 교수”로 매도하고 제 동굴 속에 사는 가짜 좌파들은 계속해서 그를 무력한 문화주의자이자 “포스트모더니스트” —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 로 분류한다.
에드워드 사이드를 우러르는 우리의 임무는 죽음이 가혹하게도 그로 하여금 글을 내려놓게 한 그 자리에서 그의 글을 집어드는 것이다. 스무 해 전에 나는 사이드 추모 행사 여럿에 참여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 그날 저녁, 뉴욕에서 그에게 수학한 우리 몇 명이 급히 마련한 자리다. 우리는 경황 중에 마음을 다잡고 되는 대로 연락을 돌렸다 — 솔직히 말하자면 추모회가 아니라 그의 죽음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해질 무렵에는 유명한 예술가부터 호기심 많은 행인까지 수십 명이 모여 초를 밝히고 경야를 시작했다. 많이들 실내까지 들어왔고, 사이드의 제자였던 이들을 비롯한 몇 명이 즉석에서 감동적인 추도사를 올렸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어느 젊은 이란계 미국인 학자가 학부생 때 사이드를 읽은 이야기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세상 모든 것이 제가 가치 없다고 말할 때, 그의 글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드가 남긴 해방의 유산이 그의 육신보다 한참 멀리까지 살아가게 하는 데에 우리가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라며 이 글다발을 건넨다.
아래는 사이드, 오리엔털리즘, 혹은 사이드가 남긴 이론적 유산의 다른 요소들을 다룬 《자달리야》 원고를 모은 것이다.
더 읽을거리
- Essential Readings: Said’s Orientalism, Its Interlocutors, and Its Influence (by Anthony Alessandrini)
- إدوارد سعيد: الإنسانويّة، السورُ الأخير في وجه البربرية
- قدّروا شجاعة الرجل
- Missing Edward Said
- Algeria’s Impact on French Philosophy: Between Poststructuralist Theory and Colonial Practice
- Humanism and Its Others
- Conditions on Aid and the Politics of Development
- Exile, Part One
- إدوارد سعيد: الثقافة وطن ومقاومة
- Egyptian Women: Between Revolution, Counter-Revolution, Orientalism, and “Authenticity”
- Keywords: Revolution/Coup d’état
- Introduction: Teaching the Middle East after the Tunisian and Egyptian Revolutions . . . Beyond Orientalism, Islamophobia, and Neoliberalism
- Orientalising the Egyptian Uprising
- Beating the Drums of Orientalism
- Representation and the Egyptian Black Bloc: The Siren Song of Orientalism?
주
↥1 Edward Said, Nationalism, Colonialism, and Literature: Yeats and Decolonization (Dublin: Field Day Pamphlets, 1988) and Culture and Imperialism (New York: Vintage, 1994).
↥2 Bruce Robbins, Criticism and Politics: A Polemical Introduction (Palo Alto: Stanford University Press, 2022).
↥3 Edward Said, “Secular Criticism,” in The World, the Text, and the Critic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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