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서 인질로 ― 식민주의는 어떻게 바다를 인류의 무덤으로 만드는가 (레베카 보르헤스, 2026)

원문: Rebecca Borges, “From hosts to hostages: how colonialism is turning our seas into graveyards of humanity,”POLLEN: Political Ecology Network, 2026.02.20.

바다는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또한 인류는 어업, 교역, 탐사를 위해 근해와 먼바다를 누비기도 했다. 인류는 바다를 존경했고, 물을 지키는 역할을 이어가려 애쓰는 전통적, 선주 민족들 — 바다와 강을 강력한 존재, 신, 숭배할 만한 가족으로 여기는 공동체들 — 은 여전히 그렇다. 바다는 언제나 손님인 인간들을 — 항상 다정하게는 아니지만 — 맞아주는 주인이었다.

몇 세기 전, 바다는 원치 않게 유럽에서 “문명화되지 않은” 식민지로 가는 항로를 내어주게 되었다. 그 먼 곳들 뿐만 아니라, 식민화의 수단 노릇을 하게 된 바다들 스스로 또한 식민화되었다. 예컨대 대서양은 노예선에서 죽어 바다에 내던져진 수많은 노예화된 이들의 무덤이 되었다. 심지어 인근 상어들의 이동 패턴까지도 달라졌다. 그 즈음, 교역 도시와 시장들이 번영하면서 베네치아 같은 도시들을 포함해 지중해는 자본주의의 발원지로 여겨졌다.

지난 몇 세기 동안 바다는 서서히, 자본주의를 낳은 식민 사업의 인질로, 그 추출과 판매가 딱히 좋은good 일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품goods” 수송의 수단으로 변모했다. 바다와 똑같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israel”이라는 현대판 식민 사업, 식민 추출 및 전쟁 사업의 인질이 되었다 (그림1).

그림 1.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행하는 육상 식민 추출. 비주얼라이징팔레스타인Visualizing Palestine 제작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C BY-NC-ND에 따라 사용함).[역주1]

팔레스타인의 땅과 팔레스타인인의 몸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제 지중해의 일부 또한 제 것으로 삼으려 한다. 2025년 8월에 가자 해안에 상륙해 이스라엘의 봉쇄를 깨는 것을 목표로 바르셀로나에서 출항한 자유 선단Freedom Flotilla의 선원들은 납치와 구금을 당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150해리까지를 “출입 금지 해역”으로 점유하고는[1] 선박 나포를 일삼는다. 그러면서 무기 밀수를 막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한다. 얼마 전 합중국이 카리브해 마약 밀매에 대해 쓴 수사와 유사한 주장이다.[2]

인종학살 + 생태학살 = 지구 파괴

가자 봉쇄는 그 자체로 인간에 대한 유린을 넘어서는 엄청난 생태 파괴를 가한다. 가자 지구에 요리용 가스가 반입되지 않기에 가자 사람들은 얼마 남지 않은 나무를 베어 불을 피우는 처지다.[3][역주2] 현지에서는 슬픔에 차 이렇게 말한다. “일부는 잘려 땔감이 됐고 나머지는 이스라엘 불도저의 먹잇감이 되었다”고.[3] 기근과 폭격의 와중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들의 나무를 생각하며 눈물 짓는다. “제 나무들이 사라진 집 사진을 받았어요. 황량하고 암울해졌어요. 내 영혼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에요.”[3]

식민화는 또한 토지에 기반한 활동들을 통해 지중해를 인질로 잡는다. 이스라엘은 가자의 하수 처리 시설 다섯 곳 전부를 완전히 혹은 일부 파괴해, 국제연합의 환경 평가에 따르면 해변과 연안 해수,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고 잠재적으로는 지하수도 마찬가지다.[4] 처리되지 않은 하수는 수중 환경과 연안 생태계를 오염시키며 가자의 어업에도 해를 끼친다 — 식량 불안과 실업이 끔찍하게 심각한 가자에서 어류는 핵심 식량원이며 전통적인 생업이다.[4]

2023년 10월 전까지는 생태 복원이 진행 중이었던 세계적으로 중요한 철새 도래지 와디 가자Wadi Gaza 습지는 군사 작전과 오염으로 훼손되고 있다. 2024년 6월 현재 와디 가자의 25%에서 50% 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이 제공하는 생태계 기능도 마찬가지다.[5] 직접적인 파괴 외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벌이는 행태에 따른 탄소 배출은 기후 변화, 극단적 기상 현상,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 되고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6][7] 셀 수조차 없는 인권 관련 국제법 위반에 더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은 파리협정, 생물다양성협약, 바르셀로나협약 하 지중해행동계획 등 이스라엘이 조인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여러 환경 협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4]

안드레아스 말름Andreas Malm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파괴와 지구 파괴는 맞물려 있다 — 상호인과적으로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밀어붙이고 형성한다.[8] 화석 자본의 긴 역사에 비추어 볼 때, 가자 인종학살은 우연이 아니다. 팔레스타인과 지구가 백일하에 파괴되고 있으며 둘 다 실시간으로 풍성하게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다 자본주의의 핵은 계속해서 가자에 전투기를 띄우고 폭탄을 떨어뜨리는 데에 연료를 쏟아 붓는다. 파괴와 건설은 상호침투적 대립항이다. 이 행성의 파괴는 화석 연료 기반구조의 건설이며 팔레스타인의 파괴는 인종적 식민지 (재)건설의 일환이다. 생태학살ecocide과 인종학살genocide이 전대미문의 방식으로 융합된다.

지금 바다는 재부상한 서구 식민 사업의 인질이 되어 인종학살 속에서 새로운 도구화의 물결을 겪고 있다. 하지만 세계 제 민중은 조류를 바꿀 것이다. 자유 팔레스타인에 힘을 보태기 위한 선단의 항해는 또한 지중해를 IDF나 [유럽연합 국경·해안경비청] 프론텍스Frontex 같은 치들의 지배에서 해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250만 평방킬로미터나 되는 (유럽연합의 절반 크기인) 해역은 드넓고 배는 몇 척 안 되는데다 작기까지 하다. 하지만 세계 민중은 강과 함께, 그리고 바다와 함께, 힘과 믿음을 잃지 않고 자유로운 땅을 위해 투쟁한다 — 팔레스타인은, 그 땅과 물은, 해방될 것이다.



1 https://www.timesofisrael.com/navy-intercepts-gaza-flotilla-begins-detaining-activists-after-final-call-to-change-course/

2 https://www.aljazeera.com/news/2025/10/5/russia-expresses-full-support-of-venezuela-after-us-strikes-boat-near-coast

3 https://electronicintifada.net/content/genocide-triggers-ecological-disaster/45991

역주1 [제목] 식민 추출: 이스라엘 건설을 위한 팔레스타인 약탈

[좌측 상단 상자] 식민 추출은 정부와 기업이 자원이나 그 혜택에 따르는 몫에 대한 현지 공동체의 주권을 부정하고 식민 영토에서 원자재를 약탈하는 것을 가리킨다.

[좌측 하단 상자]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과 다국적 기업들은 서안지구 채석장들에서 수백만 톤의 재생불가능한 석재를 추출한다. 이스라엘 경제는 이득을 얻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발전을 저해 당한다. 국제법은 점령국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점령지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을 금지한다.

[우측 가운데 원] 2048이면 서안지구 C구역(전적으로 이스라엘에서 통제하는 구역) 채석장들은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원 둘레 항목](좌측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차원을 추출한다 서안지구 C구역에서 이스라엘에서 관리하는 채석장 16곳이 가동되고 있다. → 팔레스타인의 자원이 이스라엘 국가 건설에 쓰인다 생산량의 94%가 이스라엘 시장으로 가며, 이는 이스라엘 석재 소비량의 25%에 해당한다. → 이스라엘이 경제 성장과 발전을 누린다 그런 한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채석장 운영을 제한해 매년 팔레스타인 경제에서 3천 4백만 달러를 앗아간다. → 자원 수요 증대 이스라엘의 1인당 생태 발자국은 점령 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의 6.9배에 이른다.

역주2 〈이스라엘은 가자의 여름을 무기로 삼고 있다〉(카셈 왈리드, 2025)〈가자에서 요리를 한다는 건 독을 마신다는 것(하산 아보 카마르, 2025) 참고.

4 https://electronicintifada.net/content/genocide-gaza-climate-and-environmental-catastrophe/49991

5 https://www.un.org/unispal/wp-content/uploads/2024/06/environmental_impact_conflict_Gaza.pdf

6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4/jan/09/emissions-gaza-israel-hamas-war-climate-change

7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83876523_Estimating_Carbon_Emissions_from_Processing_Building_Debris_in_Gaza

8 https://www.versobooks.com/blogs/news/the-destruction-of-palestine-is-the-destruction-of-the-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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