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25일, 팔레스타인청년운동Palestinian Youth Movement(PYM) 및 PYM에서 발족한 팔레스타인을위한민중금수조치People’s Embargo for Palestine에서는 이탈리아팔레스타인청년단Giovani Palestinesi d’Italia, 무기감시Weapons Watch, 유럽법률지원센터European Legal Support Centre(ELSC)와 함께 보고 《이탈리아제, 이스라엘행: 인종학살에 기름을 붓는 이탈리아의 군수·에너지 이전Made in Italy, Delivered to Israel: Italian Military and Energy Transfers Fueling Genocide》을 발간했다. PYM에서 이스라엘과 물자·군수품을 거래하는 핵심 행위자들, 그 운송 경로 및 공급망 등을 겨냥해 진행 중인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 보고서는 세 가지 층위를 넘나들며 가동되는 교역 관계를 밝힘으로써 이탈리아 내의 경로들이 어떻게 전 지구적으로 정착자 식민주의의 인종학살을 지속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첫 번째 층위는 직접적인 상품 운송, 연료 수출, 이탈리아 정부가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대 이스라엘 이전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층위에서는 이탈리아제 무기가 제3국으로 간접적으로 이전된 후 전 지구적 공급망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운용하는 아파치 헬기 같은 군사 장비 제조에 쓰인다. 마지막 층위는 물리적인 물자에 국한되지 않으며, 이스라엘 군사 기술 수입과 산업 협력 관계 유지가 어떻게 이스라엘의 군사 산업을 정당화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이스라엘의 위상을 강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보고서가 발행된 것은 이탈리아가 이스라엘과의 방위 조약 — 2005년에 지분된 이후로 “방위·군사 장비의 수출입 및 수송”은 물론 “방위 산업 및 조달 정책”에 대해서도 협력적 틀을 제공해 온 양해 각서 — 을 갱신할 시점이 다가온 때였다. 4월 13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는 이탈리아가 조약을 연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 10월 7일에 인종학살이 시작된 후로 평화 시위나 대학 내 농성에서부터 이스라엘의 폭력에 공모하는 기업들을 겨냥한 보이콧 운동이나 직접 행동에 이르기까지 팔레스타인 지지 행동이 전례 없이 확대됐다. 이런 노력들의 일환으로, 활동가들은 무기의 국가 간 이동을 용이케 하는 초국가적 기반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전략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정착자 식민주의를 떠받치는 역사적·현재적 권력 구조를 폭로하는 데 효과적임이 확인되었다. 서구의 이스라엘국 지지는 오래 전부터 제국의 이해관계와 얽혀 있다. 글로벌 석유 경제의 중심 지역에서 — 특히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 이스라엘이 갖는 전략적 위상 덕분이다. 그 지지의 선봉에는 처음에는 영국이 있었고 지금은 합중국이 있다.
이 같은 제국의 논리가 무기, 연료, 상품이 계속해서 이스라엘로 흘러가게 한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벌이는 일을 규탄할 때조차도 말이다. 합중국이 역내 영향력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 정착자 식민주의를 가능케 하고 지속시키는 초국가적 기반구조에 참여함으로써 — 서구의 이스라엘 지지를 정상화하는 것 역시 중대한 문제다.
이탈리아 보고서가 밝혀낸 것
[국제법인] 무기거래조약에 따라 이탈리아는 자국 수출 무기가 국제법에 위배되는 일에 쓰이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 국내적으로는 1990년 185호 법령이 무력 분쟁에 연루된 국가로의 무기 수출에는 외무·국제협력부 장관의 승인을 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948년에 채택된 이탈리아 헌법 제11조 또한 침략 수단으로서의 전쟁을 인정하지 않는다. 10월 7일 후에 이탈리아 정부는 기존 수출 허가를 전부 재검토하거나 대 가자 전쟁에 쓰이는 무기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것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PYM 보고서는 이 말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제네바협약, 무기거래조약(ATT), 집단살해협약[역주1] 당사국으로서 이탈리아는 법적·도덕적으로 자국 기업이나 정부의 수출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 행위를 조장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이 보고서에 제시된 증거는 공적 감시를 우회해 인종학살 기계의 지속을 돕는 공급망을 통해 이런 의무가 위반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는 또한 현재의 대 이란 전쟁에도 이탈리아가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0월 7일 이후로 적어도 416건의 군사 관련 수송이 있었으며 224킬로톤 이상의 연료가 이스라엘에 인도되어 가자 인종학살에 투입되는 전투기, 드론 시스템, 항공 전자기기를 가동하는 데 쓰였다. 롬바르디, 라치오, 풀리아, 토스카나 등에서 출발해 라벤나, 제노아 등의 항구나 밀라노 말펜사, 로마 피우미치노 등의 공항을 거쳤다.
그 중 150건의 화주는 정부가 지분 30.2퍼센트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 방위산업체 레오나르도였다. 보고서가 보여주듯 레오나르도는 NATO 협력 틀과 기존 국제 방위 계약을 통해 정착자 식민주의를 지속시키는 간접적 공급망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합중국에 공급되어 아파치 헬기에 쓰이는 시스템도 있는데, 이스라엘은 서안 및 가자 미사일 공격에 사용한다. 1월 30일, 합중국 국무부는 3조 8천억 달러 규모의 아파치 헬기 및 관련 장비를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은밀한 에너지 이전을 더 파보면 이스라엘이 어디까지 연루되어 있는지가 더 드러난다. 타란토, 산나 파나자 등지의 연료 터미널들은 미네르바조이호, 씨샐비어호 등 이스라엘로 석유를 수송하는 선박들의 기점 역할을 했다. 아래 지도는 그 흐름을 보여주는 것인데, 네 개의 선은 확인 된 네 척의 이동 경로이며 선의 굵기는 수송된 석유의 양을 나타낸다. 단위는 킬로톤이다.
보고서는 선박자동인식시스템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AIS) 자료를 토대로 이 선박들의 이동을 추적하고 해당 선박들이 AIS가 꺼진 사이에 하이파, 아슈도드, 아슈켈론 등 이스라엘 항구에 접근 혹은 정박하는 위성 사진을 확보했다. 선박의 공식 목적지는 이집트의 사이드 항인 경우가 여러 건 있어 실제 경로 및 목적지 은폐 의혹이 제기된다.

연료 및 공급망 차단하기
저항을 무기 유통 너머로 확대화 상품과 연료의 이동을 겨냥하는 것은 반식민, 선주민, 반제국주의 투쟁의 오랜 전략이다. 국제아랍노동조합연맹에서는 1960년에 이스라엘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막아 세웠다. 남아프리카에서는 남아프리카운수노동조합의 주도로 더반의 항만 노동자들이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에 항의하며 이탈리아 선박에의 식품 선적을 거부했다. 1973년에는 아랍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이 1973년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국가들에 석유 금수 조치를 부과했다.
대상 확대는 이 보고서 시리즈에나 운동 전체에나 모두 중요하다. 정착자 식민주의를 지속시키는 결정적인 흐름에 대한 포괄적인 지도를 작성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사례가 보여주듯, 연료 운송 경로 추적은 이탈리아의 연루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이었다.
연료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또 하나의 사례로 PYM, 팔레스타인을위한에너지금수조치Energy Embargo for Palestine, 진보인터내셔널Progressive International에서 발간한 보고서 《튀르키예: ‘인종학살에 기름 붓기 ― 튀르키예의 은밀한 이스라엘행 원유 수송Türkiye: ‘Fueling Genocide: Exposing Türkiye’s Secret Crude Oil Shipments to Israel‘이 있다. 이 보고서는 튀르키예 정부에서는 2024년 5월에 이스라엘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2025년 10월 현재 이스라엘 석유 수입량의 최소 40퍼센트가 바쿠-트빌리시-제이한 수송관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조사는 이탈리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연루된 선박과 기업을 특정해 공모의 기반구조를 지목한다. 운송 경로, 항구, 물류망을 상세히 지도화함으로써 공식적인 정치적 수사와는 반대로 이런 흐름을 지속시키는 행위자들과 경로들을 폭로해 정상화의 물적 현실들을 가시화한다.
아래의 지도는 그 같은 수송 경로를 그린 것이다. 이탈리아 보고서와 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각 선박의 예상 입항 일자를 토대로 AIS 추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성 사진을 활용해 해당 선박들이 이스라엘 항구에 있음을 확인했다. 많은 경우, 선박들은 공식 목적지가 아닌 아슈켈론을 향하거나 그곳에 정박했다. 다만 ‘도착 항구’를 알려주는 데이터가 아니었기에, 아래 지도는 제이한에서 아슈켈론으로 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흐름과 물동량을 보여준다.

공모의 지도 그리기
이런 보고서들은 지역적, 국제적 층위에서 공급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공적이고 협력적인 지식 구축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기반구조를 무너뜨리고 1959년 보이콧운동Boycott Movement에서 기원한 반아프르트헤이트운동Anti-Apartheid Movement과 같은 운동들에서 볼 수 있는 정보에 기반해 오래 지속되는 류의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장기적 저항 전략에 힘을 보탠다.
활동가들이 초국가적 물류망을 지속시키는 데 기여하는 현지의 장소들을 찾아 내고 그를 중심으로 조직화하면서, 이런 협력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례로 PYM의 보고서 《오클랜드 공항의 이스라엘행 군사 화물 선적Exposing Oakland Airport’s Military Cargo Shipments to Israel》을 계기로 30개 이상의 운동 단체가 모인 연대체가 있다. 이 보고서는 2025년의 연간 군사 화물 운송을 추적해 오클랜드 공항을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물류망의 핵심 결절점임을 밝혔다. 또한 수송 패턴을 분석해 수출 항공편에 민간 화물기가 쓰인다는 것도 알아냈다. 《몬도와이스》에서는 그런 기반구조 자체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한 여성의 경험을 통해 이 보고서가 준 충격을 조명했다.
그 보고서를 읽고 적어도 한 주에 세 번은 F-35 부품이 담긴 [화물]이 공항을 통과한다는 걸 알고 나니 너무 불안해요. 제가 바로 거기에 있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정말로 길 하나 건너면 거기예요.
튀르키예에서도 비슷한 역동이 발생했다. 이스라엘로의 석유 수송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가 공개된 후 시위대에서 정부에 이미 발표한 무역 봉쇄를 실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리보르노 항만 노동자들이 이스라엘의 운송 대기업 ZIM통합해운서비스에서 운용하는 비군사 화물을 실은 선박을 막아세웠다. 콜롬비아에서는 노동조합들, 선주민 단체들이 — 스스로의 정착자 식민주의, 강제 추방 경험을 토대로 — 석탄 공급망을 중심으로 결집해 정부의 이스라엘 석탄 수출 금지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런 흐름들, 그 전략적 요충지들의 지도를 그리는 것은 결집력이 있는 공동체들, 단체들에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정보를 전파하는 데에는 물론 각국의 서로 다른 맥락을 가로지르는 집단적 전략의 감각을 구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의 결집들은 가자 인종학살과 정착자 식민주의 기획 전반을 지속시키는 데 연루된 경로들, 지점들, 기반구조들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통해 형성되는 보다 폭넓은,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운동이 생겨날 징조다. 이런 보고서들은 여러 나라에서 그대로 혹은 고쳐서 쓸 수 있는 조사 방법론을 제시하기에 공급망 어디에서든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행동의 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협응적인 국제 연대의 역량을 키우는 한편 기존의 투쟁들에 힘을 보탠다.
↥역주1 〈포로의 대우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 (제3협약)〉), 〈전시에 있어서의 민간인의 보호에 관한 1949년 8월 12일자 제네바협약 (제4협약)〉), 〈무기거래조약〉,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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