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Jon Cink, “Direct action is a weapon of the people,” The Electronic Intifada, 2026.05.11.

2월 13일, 영국 고등법원은 팔레스타인행동Palestine Action 활동 금지 처분이 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팔레스타인행동은 2025년 7월에 금지 단체 목록에 올랐다. 내무장관 이베트 쿠퍼가 시행하고 하원에서 승인한 조치였다.
2월에는 상급 판사 3인으로 구성된 재판부에서 팔레스타인행동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인 후다 아무리Huda Ammori가 아래 두 가지 근거로 제기한 소를 인용했다.
첫째, 금지 결정이 내려진 과정이 내부무의 자체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 둘째, 핵심 쟁점으로, 테러방지법Terrorism Act에 따른 금지 처분은 언론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상소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금지 조치가 유지되고 있다.
2월 판결에 대해 정부에서 제기한 상소의 공판은 4월 말에 최고법원에서 열렸다. 수 주 내로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지 조치에 아랑곳 않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에서 이어지고 있는 인종학살과 중동 전역에서의 제국주의 폭력에 있어 영국이 행하는 역할에 대한 항의 표시를 계속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영국 정부 및 의회]에서 팔레스타인행동에 대한 대중적 지지나 [다른 여러 방식의] 자율적 저항을 막아세우지 못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직접행동은 전 지구적 금융 자본의 이익과 무너져 가는 제국 질서보다 인간의 생명을 중시하지 못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작동하는 기성의 경로들을 따르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정치적 전략이다. 직접행동은 민중의 무기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브리즈 노튼 왕립공군기지에 두 사람이 들어가 영국 정찰기 급유에 쓰이는 보이저기에 스프레이칠을 한 [팔레스타인행동의]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감금되어 있다. 영국 정찰기는 이스라엘이 인종학살을 벌이는 동안 주기적으로 가자 상공을 비행했으며 최근에서는 합중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라스엘의 레바논 공격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베트 쿠퍼는 브리즈 노튼 행동에 금지 조치 발표로 응수했다. 나를 비롯해 피고들은 대테러 경찰에 체포됐다.
우리는 첫 48시간 동안은 외부와의 연락을 완전히 차단 당했고, 현재는 모두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열 달 가량을 (재판 전 구금으로) 갇혀 지냈고 보석이 허가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경찰서 구금은 최대 24시간이며 확정 판결 없는 수감은 6개월을 넘길 수 없다.
게다가, 테러방지법으로 수감된 우리에게는 감옥에서도 추가적인 감시와 보안 조치가 가해진다. 얼마 전, 대테러 경찰에서 웜우드 스크럽스 감옥에 갇힌 무슬림 피고 한 명을 찾아와 자기 방 밖에서는 아랍어를 쓰거나 이슬람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면 상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법령이 적용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테러에 대한 현대의 고정 관념과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처우가 달라진다.
주류 언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고정 관념들은 국가가 국민의 — 자유민주주의에서 떠받들어지는 양 보이는 — 권리 주장을 묵살할 수 있게 해 준다.
종교를 실천할 자유 역시 그런 권리에 속한다.
점령의 테러
현재 영국의 대테러 당국은 — 불완전하나마 다른 대부분의 국가 절차에는 존재하는 — 안전장치들을 고의로 결여하고 있다. 나는 지금 그것을 몸소 겪는 중이다.
전 지구적으로 보자면, 이른바 테러에 대한 전쟁은 사법적 감시 없이 무고한 이들을 관타나모나 합중국에서 운영하는 흑색 시설black sites[이라 불리는 비밀 감옥]에 장기간 수감하고 고문해도 된다는 청신호를 주었다.
정치적 혹은 이념적 대의를 위해 “공포terror”를 활용하는 일로 정의되는 테러리즘은 식민자 혹은 서구 군인들의 테러 행위는 아무리 잔혹해도 완벽하게 정당화된다고 여겨지는 현실을 무시한다.
식민지배를 당하는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 시도했다가는 실제로 어떤 수단으로 저항하건 금세 테러 행위로 지목 당한다.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족들First Nations부터 알제리, 아일랜드, 팔레스타인에 이르기까지, 피점령 민중에 테러리스트 딱지를 붙이는 것은 그들에게서 스스로와 제 땅을 다스릴 권리를 빼앗기 위한 일이다.
팔레스타인 아동들은 테러리즘의 의미를 [영국의] 현 국무 장관 샤바나 마흐무드나 [현재는 외무 장관을 맡고 있는] 이베트 쿠퍼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이번 금지 결정은 국가 억압의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갖가지 크나큰 후과가 소위 반테러리즘은 역사 내내 이의를 억누르는 데에 쓰여 왔고, 갖가지 크나큰 후과를 일으켰다.
테러리즘의 의미는 늘 고의적으로 모호하게 남겨지며, 종종 그때그때의 지배 계급과 그 이념적 이해관계에 맞추어 조작된다. 팔레스타인행동의 테러 단체 지정은 전반적으로 잘 설계된 체제에서 나온 오류가 아니다.
격화됐다고는 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저항 진압 전술을 활용해 영향력 있는 정치 운동을 막아 온 역사의 연잔성 상에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인종학살과 점령에의 저항은 결코 법정의 허락에 기대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팔레스타인행동 금지 조치가 위법이라는 판결은 지극히 중요하다. 이번 판결은 금세기 초에 현재의 대테러 당국이 득세한 이래 특정 단체 금지 조치를 두고 처음으로 승소한 사례다.
2월 13일의 법원 판결은 그저 영국 내 언론 자유와 시위권의 대승리가 아니다. 대테러 권력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의를 돌리고 침략이나 인종학살을 정당화하는, 그리고 우리 경우에는 우리를 본보기로 삼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국가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지난 열 달 간 대테러 권력에 대한, 특히 정치적 억압이라는 맥락에서의, 대중적 비판이 급격히 확산됐다.
배심원을지켜라Defend Our Juries에서 조직한 캠페인과[역주1] 거리에서, 무기 공장 옥상에서, 그리고 감옥에서 이어진 저항 덕분이다.
나는 “테러리스트”라는 딱지를 거부한다. 이 나라와 지구 상의 수백만 명이 겪고 있는 일들 — 사회복지의 부재, 빈곤, 홈리스 상태, 국경 경찰의 가혹행위, 제국주의 전쟁 — 이야말로 테러라 불려 마땅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허락하는 테러리즘은 정책적이고 고의적인, 자유 시장 자본주의 이념을 수호하기 위한 테러다. 나는 나와 같은 담장 너머에 같혀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와 두려움을 통해 국가가 허락하는 테러리즘의 결과를 매일 목도하고 있다.
내가 “테러리스트” 딱지를 거부하는 것은 모든 삶이 동등하지 않다는 관념을 거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법적 근거 없는 팔레스타인행동 금지 처분이 결국은 철회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건에 그치지 않는, 대테러 권력의 전략적 활용 자체에 맞선 투쟁을 계속할 의무가 있다.
합중국과 시온주의 체제 — 그 지도자들은 이번에도 실은 자신들이 공포를 불어넣으면서 테러리즘에 맞서 싸운다는 빌미로 주권국들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한다 — 의 제국주의 폭력이 심화되는 때에, 그 의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주1 배심원을지켜라는 은퇴한 사회복지사 트루디 워너가 주거·기후정의 단체 영국을단열하라Insulate Britain 활동가들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서 “배심원 여러분께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가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가 법정 모독으로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단체다. “무작위로 선발되는 12명의 시민 배심원단은 사법 제도의 심장부에 평범한 사람들의 도덕적 직관을 불어넣는다. 지난 몇 년 동안 기후 정의나 인종 정의를 위해 혹은 가자에서의 인종학살을 막기 위해 직접행동을 취한 이들의 사정을 청취한 배심원들은 누차 무죄 평결을 냈다. 이런 판결들은 정부나 무기·정유 업계에 심히 당혹스러운 일로, [그들이 내세우는] 대중이 ‘시위 분쇄’를 지지한다는 서사와 충돌한다. 정책교류Policy Exchange를 비롯해 정부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무기·정유 업계 로비스트들은 이들을 막기 위한 [특정 혐의에 대해 배심원의 양형 재량이나 배심원 참여 재판 자체를 제한하는 입법 로비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단체 소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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