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어떻게 가는지 불분명하다… 요거트와 시리얼, 커피, 과일 등등을 조금씩 담아 식사를 하고 오후에 나섰다. 비가 왔다. 이사 직후에 몇 번 실패한 집앞 ‘힙한’ 카페를 이제야 가 보았다. 널찍하고 깔끔했다. 콘센트를 쓸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지만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아 문제 없이 앉았다.
저녁 때까지 앉아 있었지만 진도는 더뎠다. 역자 후기를 아직 쓰지 못했는데, 편집자가 표지 시안을 보내 왔다. 간단히 의견을 전하고 (또 한 번) 오늘은 꼭 후기를 보내겠노라 다짐했다. 끝내 쓰지 못했다. 저녁은 감자 옹심이.
노트북을 짊어지고 한참 걸었다. 비 갠 하늘에 구름이 컸다.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할 무렵 가구점 위층의 카페에 앉았다. 근처의 다른 카페들보다 한 시간 빨리 닫아, 영업 마감까지 한 시간 조금 넘게 남았다고 했다. 끝내 쓰지 못했다.
마트에 들러 간식을 조금 사다 집에서 또 쓰기 시작했다. 끝내 쓰지 못했다.
쓰지 못한 것이 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