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으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고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그 전에는 일상적으로 글을 쓰지는 않았고, 시답잖은 글짓기 대회들에서는 종종 상을 받았으므로, 그런 생각을 할 일이 딱히 없었다. 지금과 똑같이, 노력 없이 떠오르는 글들을 적어 대기 시작했던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각적인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해도 온 몸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문장들, 오로지 그 이유만으로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 문장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얼마나 되는 시간 동안 그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최대한 감각적인 문장들을 쓰려는 시도, 나름의 유행을 좇아 보려는 시도 정도는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글을 잘 쓰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것은 아니다. 아마 그리 오래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후 내 관심사는 늘 좋은 글을 쓰는 것이었지,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다. 좋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런데 며칠 전 문득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각적인 글, 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든 것은 아니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글을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지는지, 대부분의 글을 두 번은 읽지 않는 나로서는 알지 못한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글을 잘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