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7.(화)

오전엔 뭘 했을까. 점심은 옹심이칼국수집에서 먹었다. 여름 내내 콩국수를 먹었던 곳, 날이 선선해지면서부터는 이따금 가서 옹심이칼국수를 먹은 곳이다. 처음으로 멸치칼국수를 주문했다. 가게에는 2018년에 지역방송사에서 주최한 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받은 칼국수 부분 금상 상장이 붙어 있다. 어떤 칼국수로 받은 상일까를 잠시 궁금해 했다. 칼국수가 나오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맛은 좋았다. 나는 옹심이칼국수보다 멸치칼국수를 좋아하나, 싶었다. 하지만 아마도 다음번엔 옹심이칼국수를 먹을 것이다. 그것이 메뉴판 제일 첫 줄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엔가 한 번 가 본 카페에 가 앉았다. 뭐였더라, 잘 모르는 커피를 주문했다. 냉커피에 크림을 얹은 것. 잔을 입에 대고 마시다 숟가락으로 크림을 떠 먹다 하며 친구와 스터디 모임을 했다. 우리 둘 다 잘 모르는 학자의 개념을 토대로, 그러나 이렇다 할 설명은 하지 않으면서, 쓴 비평문 쯤 되는 글이었다. 느리게 읽었고 끝마치지 못했다.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일어나 근처 공원에 잠시 앉았다. 그네가 많은 곳이다. 밝을 때 온 건 처음인가, 어린이가 꽤 있었다. 그네는 건드리지 않고 벤치 ― 그래봐야 이 역시 그네지만 ― 에만 앉아 있었다.

저녁은 피자를 시켜 먹었다. 집을 한참 정리했다. 금연 13일차. 저녁 내내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새벽 두 시가 조금 지나 결국 담배를 한 대 피웠다. 평소에 가는 편의점은 두 시에 닫는 모양이었다. 어쩌다 어지간해선 들어가지 않는 골목으로[1]아마도 집을 보러 왔던 날 아니면 이사 온 첫날 딱 한 번 가 본 것 같다. 들어갔더니 영업 중인 편의점이 있었다. 담배를 참지 못할 것까진 없었으나 그냥 피우고 이를테면 리셋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틀 정도 (그것이 최장기록이다) 안 피운 후의 첫 담배는 종종 역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담배를 사서 그랬을까. 사지 말단이 나른해지고 감각이 둔해졌다. 담배는 편의점 앞에 두고 귀가했다. 한참 놀다 네 시를 훌쩍 넘겨 잠들었다.

1 아마도 집을 보러 왔던 날 아니면 이사 온 첫날 딱 한 번 가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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