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도록 아무것도 안 했다. 열 시쯤 깼다가 다시 잠들어서 일어난 것이 아마도 한 시 무렵. 대강만 씻고 집앞 분식집에서 요기를 하고 시내에 얼른 다녀와서는 컴퓨터 앞에 잠시 앉아 있다가 또 누웠다. 잠들었다. 몇 번인가 자다 깨다 하고 보니 어느덧 아홉 시. 싱크대에서 프라이팬을 꺼내 씻고 밥을 안치고 나와서 라면을 사다 끓였다. 라면이 끓는 동안 수저와 밥그릇과 접시를 씻었다. (싱크대에 여전히 그릇 몇 개를 남겨 두고서.) 김치를 썰어 라면과 밥과 먹었다. 한동안 빈둥대다가 또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다 먹었다. 또 한동안 빈둥대다가 일기를 쓴다. 씻고 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