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3.(월)
낮에는 일했다. 분식집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막바지 작업에 열을 올렸다. 아주 늦지는 않게 끝났다. 필름카메라를 메고 멀리 산책을 떠났다. 지체 없이 걸으면 한 시간 반쯤 걸린다는 곳 ― 최초의 이사 목적지 중 하나였던 어느 읍 어느 리 어느 아파트 앞 ― 을 향해 걸었다.
논밭 사이를 조금 걷고 인도 없는 차도를 한참 걸었다. 인도가 있는 구간도 걸었다. 아마도 두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작은 서점에 당도했다. 책과 소품을 좀 샀다. 택시를 타고 집 근처로 돌아와 저녁으로 옹심이칼국수를 먹었다.
그러고는 아마 또 일했을 것이다. 막바지 작업, 이라는 것이 길게 이어진다. 피로에 절어 누웠다가 잠이 들지 않아 맥주를 마시고 다시 누운 것이 이날이었을까. 맞다면, 그래도 잠은 쉬이 들지 않았다.
2021.09.14.(화)
시내에 나가서 일했다. 점심은 보리밥 없는 보리밥 집에서 먹었다. 이번엔 보리밥이 아닌 것을 시켰다. 카페에서 일을 마쳤을까. 집에 와서 마저 했던가. 카페를 나와서는 마트에 들러 식재료를 샀다. 저녁은 마트에서 함께 산 초밥.
아마도 일차로 카페에서 마친 것을 보내고 그럭저럭 여유로운 시간을 잠시 보낸 뒤 다른 일을 했을 것이다. 새벽 두어 시까지 하고는 지쳐 쓰러졌다. 맥주를 마신 것은 이날일지도 모른다. 아니라면 멜라토닌을 먹었을 것이다. 어느쪽이든 쉽게 잠들지는 못했다.
2021.09.15.(수)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검토 작업을 했다. 오탈자를 찾거나 빼먹고 고치지 않은 단어를 찾거나 하는. 정오가 지나서야 일어났을 것이다. 밥은 집에서 먹었다. 먹으면서, 그리고 먹은 후에, 제대로 된 의미에서의 막바지 작업을 했다.
저녁도 집에서 간단히 먹었다. 그러고는 집앞 카페로 가서 다음 일을 시작했다. 저번에도 한 번 그랬는데 왜인지 인터넷 접속이 잘 안 돼서 오래지 않아 집으로 돌아왔다. 노트북이 카페의 무선 인터넷에도 내 휴대전화 인터넷에도 제대로 접속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집에서는 문제 없이 되었으므로, 이유는 여전히 모른다.
전날이나 전전날보다는 일찍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