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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자하연이라는 연못이 있고, 그 앞에는 자하연 식당이 있다. 외부 업체에서 20년, 혹은 30년 쯤 운영해 온 곳이다. 아니, 그런 곳이 있었다. 실장이라는 사람은 그곳에서 청춘을 보냈다고 했다. 옆에 딸려 있던 이름 없는 작은 카페―학생들은 장난 삼아 자하벅스라고 불렀던―도 함께 사라졌다.
식당이 있던 자리에는 식당이, 카페가 있던 자리에는 카페가 새로 생긴다. 공모로 정한 새 카페의 이름은 느티나무라고 한다. 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게 되었으니 가격이나 질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하던 사람들도 일부는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외부 업체 대신 생협 직영 매장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하필 이곳이어야 했을까. 생협 직영 식당들에 비해 맛도 없고 가격도 조금 비싼 편이었지만, 오래 그 자리를 지킨 곳, 많은 이들이 거쳐간 그 곳을 먼저 없애야 했을까.
학교에는 지금 파파이스도 있고 비비고도 있다. 투섬 플레이스도, 도스 타코스도, 포베이도 있다. 그냥 외부 업체도 아니고, 대형 프랜차이즈의 분점인 음식점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그곳이 없어져도, 일하던 사람들의 고용 승계만 된다면, 아쉬울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여하튼 자하연 식당과 그 옆 카페는 지난 해 말쯤이었던가 문을 닫았고, 새로 들어올 곳의 인테리어가 한창이다. 새로운 곳은 얼마나 오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예 건물을 헐고 또 화려한 새 업체가 입점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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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선거, 재선거가 열린다. 사상 최초의 단독 선거라 관련 선거 세칙조차 없는 탓에 선관위에서는 단과대 선거의 전례를 살펴 가며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있다고. <Ready Action>이라는 무난한 이름으로 출마한 선거운동본부, 지금 학내에서 운동하는 이들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정후보는 이름도 알고 면식도 있는 사람이다.
가까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야 딱히 없지만, 학교 밖에서는 거리에서는 물론이고 디씨인사이드에서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이름을 알린 사람이고, 학내에서는 평소에도 꾸준히 자보 등으로 활동하는 한편 지난 겨울 정문 고공 농성을 한 사람이다.
어차피 선거권도 없는 대학원생인데다, 학부에 있을 때도 학생회에는 큰 관심도 없었던 나로서는 어찌 되든 모를 일이지만, 그 정후보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지만, 그토록 열심히 했던 그가 또 한 번의 선거 무산으로 약간이나마 희망에 생채기를 입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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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생 등록을 했다. 한 학기 15만 원.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도서관 이용 정도인데, 졸업생의 출입증 발급에는연 10만 원이 든다. 물론 연구생의 대출 가능 책 수와 대출 기간이 더 길긴 하지만, 왠지 아쉬운 돈이다. 이 신분이 오래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 일처럼 말하는 게 우습지만, 어쩌면 남 일이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