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Yara Hawari, “Unchilding Palestine’s children,” Al Jazeera, 2025.02.17.
이스라엘과 서구는 팔레스타인 아동을 어른처럼 묘사한다. 자신들이 그들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고 가둔다는 것을 덮기 위해서다.

2월 7일, 사담 라자브는 열 살의 나이로 서안 점령지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맞고 며칠이 지나서였다. 그날 사담은 툴카렘 근처 어느 마을에 있는 자기 집 앞 거리에 서 있었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쳐들어와 발포를 시작했다.
사담이 총에 맞는 순간은 CCTV 영상으로 기록되었다. 배를 감싸 쥐고는 태아 같은 자세로 몸을 말면서 땅으로 쓰러진다. 서둘러 달려간 병원에서는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나블루스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두 번째 병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검문소는 앰뷸런스를 몇 시간이나 붙잡아 두었고,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은 “내가 당신 아들을 쐈어, 신께서 잘 봐주시면 죽을 거야”라며 사담의 아버지를 조롱했다.
올해 들어 서안 점령지에서는 사담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아동 13명이 이스라엘군에 살해 당했다. 끔찍하게도, 2023년 1월 이후 서안 점령지에서 이스라엘 군인 및 정착자들에게 살해 당한 아동의 수는 220명을 넘는다.
사담의 이야기는 ― 다른 팔레스타인 아동 희생자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 국제적으로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이 살해에 국제 사회는 반응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가차 없이 비인간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섯 살 힌드 라자브의 사례 같은, 언론의 조명을 받은 몇 안 되는 경우만 살펴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힌드는 사람이 총을 맞기 거의 딱 한 해 전인 2024년 1월 29일에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에 살해 당했다. 이스라엘 병력은 외삼촌, 외숙모, 사촌들과 함께 가자시에서 대피하려던 힌드 일행을 둘러싸고는 발포했다.
친척들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힌드는 한 차례 총격에도 살아 남았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연락이 닿았다. 나중에 공개된 이스라엘 탱크들에 포위 당한 채 적신월사에 도움을 청하는 힌드의 통화 녹음본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힌드를 구하러 간 앰뷸런스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통화는 끊어졌다. 거의 두 주가 지난 후 힌드와 친척들, 그리고 구급대원 유수프 제이노와 아흐메드 알-마둔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사후 조사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양측의 위치를 고지받고서도 앰뷸런스와 힌드가 갇혀 있던 차량을 [대전차 다목적탄 등으로] 포격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힌드의 잔혹한 죽음은 국제적으로 대서특필되었지만 — 가자에서 살해 당한 17,000명 이상의 아동 중에서도 흔치 않은 경우다 — 여전히 힌드를 비인간화하고 아동 피해자 지위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이 농성을 하면서 한 건물에 힌드의 이름을 붙인 일을 보도하면서 CNN은 “힌드 홀Hind’s Hall”이 가자에서 살해 당한 “여성woman”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아동의 아동 지위를 부정하는 또 하나의 지독한 사례는 스카이뉴스Sky News의 2024년 1월자 보도에서 진행자가 “어쩌다 보니accidentally 유탄이 앞에 있던 밴을 향해 날아갔고, 서너살 된 아가씨가 사망했다”고 주장한 일이다. 이 “아가씨young lady”는 루카야 아흐메드 오데 자할린이라는 팔레스타인 아동으로, 서안에서 가족과 함께 택시를 타고 가던 중에 뒤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았다.
이런 사례들은 팔레스타인인 학자 나데라 살호브-케보키언이 “비아동화unchilding”라[1][역주] 제목에서는 ‘어린 시절을 빼앗다’로 옮겼다. ‘아동’이라는 지위 및 그에 따라 주어지는 돌봄이나 이해 등을 일체 부정하는 일을 가리킨다. … (계속) 부르는 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는 이 조어로 식민지적 맥락에서 아동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수반되는 비인간화를 폭로한다. 점령 당하고 식민화 당한 팔레스타인에서, 팔레스타인 아동들은 아동이라는 지위childhood를 박탈 당한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잔혹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 체제와 서구는 팔레스타인 아동을 열등한 아동으로 혹은 아예 아동이 아닌 것으로 묘사해 왔다. 종종 “테러리스트”가 될 잠재성이 있는 성인으로 취급하곤 한다. 이런 식으로, 팔레스타인 아동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고 “아동”이라는 지위와 그것에 함의되는 무구함을 부정 당한다.
비아동화는 팔레스타인 아동에 대한 살해와 불구화를 덮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납치해 이스라엘 감옥에 구금하고 학대하기 쉽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예루살렘 실완 출신 열네 살 팔레스타인 소년 아이함 알 살라이므는 이스라엘 감옥에서 징역형을 치르는 최연소 팔레스타인인이 되었다. 아이함은 불법 이스라엘인 정착자들에게 돌을 던진 혐의로 두 해 전에 체포, 기소되었다.

아이함은 “테러리즘”으로 분류되는 중범죄로 팔레스타인 아동을 수감할 수 있도록 새로 제정된 이스라엘 법률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 두 해 동안 심문을 받으며 가택 연금을 당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체계적으로 아동을 기소하고 수감하는 나라다.
이스라엘은 일상적으로 아이함 같은 팔레스타인 아동을 잠재적인 안보 위협으로, 세뇌당한 미성년자로, 혹은 인간 방패로 낙인 찍으며 자기네의 수감과 고문을 정당화하려 한다.
인종학살이 팔레스타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온 세계가 보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아이들, 어른들이 이스라엘군에 살해 당하리라는 것이 끔찍한 현실이다. 그들의 피살은 서구 주류 언론에 보도되지 않을 테고, 그들의 어린 시절을 찍은 사진이 콜라주로 깔리는 가족 인터뷰도, 세계 지도자들의 규탄 성명도 없으리라는 것이. 팔레스타인의 아이들은 아이가 아니게 — 따라서 인간이 아니게 — 되어버렸다.
주
↑1 | [역주] 제목에서는 ‘어린 시절을 빼앗다’로 옮겼다. ‘아동’이라는 지위 및 그에 따라 주어지는 돌봄이나 이해 등을 일체 부정하는 일을 가리킨다. 이 글에서 언급되는 군사적인 공격의 표적으로 삼거나 수감하는 등 통념상 적어도 아동을 상대로는 하면 안 된다고 여겨지는 일을 가하는 것이나 “여성”이나 “아가씨” 등 성인을 가리키는 말로 지칭하거나 “테러리스트”를 비롯한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일련의 행태를 정당화하는 것은 물론, 위험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발달단계 상 아동기에 필요한 경험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층위에서 논할 수 있다. Nadera Shalhoub-Kevorkian. Incarcerated Childhood and the Politics of Unchilding,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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