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가자에서 사는 즐거움에 대하여 (모하메드 알모가예르, 2025)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LSqCnrgnxL/?img_index=6
Mohammed Omer Almoghayer, On the Pleasure of Living in Gaza: Remembering a Way of Life Now Destroyed, OR Books, 2024의 일부.

1

그녀는 관광회사에서 일하며 장애인이 접근성을 온전히 보장 받고 모든 관광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다.

“아버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니, 참 운이 좋죠. 항상 곁에 있어 주시거든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의 사랑은 딸이 자기 세상을 만드는 제일 첫 번째 토대, 그녀가 어떤 사람이 될지를 정하는 힘과 든든한 지지의 근원이에요. 저는 기술로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데에 열정을 쏟고 싶어요. 제약 없이 세상을 여행하고 탐구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어요.” 노트북 너머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환하게 웃는다.

“저희 아버지는 제게 무엇이든 가능하단 걸 알려주셨어요. 저도 세상에 있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 인내심과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2

야스민은 그녀의 욕구와 경험을 이해하는 친구들과 긴밀한 공동체를 이루었다. 그녀에게 있어 장애는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깊은 유대와 공감을 길러줌으로써 독특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 준다. 그들이 공유하는 경험들은 그 어떤 신체적 제약도 넘어서는 특별한 동지애를 만든다. 모든 장애인이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소셜미디어 그룹들을 통해 서로의 고무적인 여정을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가족들이 신체 장애에 낙인을 찍고 심지어는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지배적인 문화적 관점이 달라졌다. 아흐메드, 아야, 카미스, 야스민 같은 이들은 장애인의 권리, 특유의 기술, 지혜를 중시하는 가자에 뿌리 내린 공동체의 일원이다.

3

내가 만난 가장 놀라운 이야기 중 하나는 한몸 같이 지내게 된 두 장애 남성의 이야기다.

가자의 어느 아름다운 봄날, 아들리와 만수르는 새 신발 한 켤레가 필요하다. 둘은 경제적 배경은 상당히 다르지만 학교에 다닐 때부터 친한 친구였다. 공동소유인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신발 가게에 가서 목발을 짚고 가게를 둘러 본다. 최신 유행 신발을 신어보며 신나 하더니 이내 둘 다 마음에 드는 한 켤레를 찾는다. 돈은 둘이 나누어 낸다. 왼쪽만 필요한 아들리는 왼쪽을, 만수르가 오른쪽을 산다. 신발 취향이 같고 발 사이즈도 같아서 좋다. 가게 주인과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는다. 둘이 와서 한 켤레를 사는 손님은 처음이다.

4

아들리가 심란해 보이는 얼굴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던 때를 회상한다. 만수는 조용히 앉아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아들리의 아버지가 영안실에 온 것은 아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아들의 손이 따뜻했다. 아직 살아 있었던 것이다. 기쁨에 아들을 껴안고 온 병원이 다 울리도록 소리를 질렀다. 아들리는 기적적으로 영안실에서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의사들도 놀랐다. 아들리는 연안국가 곳곳에서 몇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고, 만수르가 함께 했다. 만수르 자신도 겨우 몇 주 뒤에 다리 하나를 잃게 될 줄은 몰랐다.

5

그런 슬픈 기억을 나눈 후, 두 남자는 애수 어린 침묵 속에서 — 아들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 팔라펠 샌드위치를 먹었다. “부상을 당한 일의 유일한 좋은 점은, 아들리와의 우정이 강해졌다는 거예요.” 만수르의 말이다. “저희는 모든 걸 공유하고 비용을 나눠 내요 — 말하자면, 몸은 둘이지만 영혼은 하나인 거죠.”

“제 다리 한 쪽은 저기 있어요.” 아들리가 만수르의 다리를 가리키며 농담을 한다. 만수르는 웃으며 대답한다. “네, 그리고 제 다린 저기 있고요. 저 다리 없이는, 아니면 아들리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요.”

아들리가 미소를 짓는다. “함께하니까, 다치기 전보다 지금이 더 잘 지내요.”

고개를 끄덕이는 만수르의 눈에 생기가 비친다.

게시물 본문(캡션)

잊으면 안 될 것: 가자는 신성하다.

모하메드 오메르 알모

모하메드 오메르 알모가예르 저 『가자에서 사는 즐거움: 이제는 파괴된 삶의 방식을 기억하기』, 5장 「지혜와 힘」에서 발췌. @or_books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