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Amal Abu Seif, “Even in death, Palestinians are still denied dignity,” Al Jazeera, 2026.01.28.
란 그빌리를 찾기 위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무덤 수백 기를 훼손했고, 세계는 신경쓰지 않았다.

지난 화요일,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훌륭한 위업”을 치하했다. 이스라엘군이 북가자의 한 공동묘지에서 2023년 10월 7일에 사망한 이스라엘 남성 란 그빌리의 시신을 찾은 것이다. 이스라엘 방송은 현장에서 히브리어 노래를 부르는 병사들의 모습을 송출했다. 서구 언론은 해당 작전과 이 “국가적 치유의 순간”이 얼마나 뜻깊은지를 이야기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유해 회수 작전은 여기 가자에 공포, 고통, 죽음을 퍼뜨렸다. 이스라엘 병사들은 공동묘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 네 명을 살해하고 팔레스타인인 묘 수백 기를 파헤쳤다. 네 가족은 새 무덤을 파야 했고, 수백 가족은 이제 사랑하는 이의 시신을 찾아 수습해야 한다.
나머지 세상에는 “표준적인 군사 작전”으로 비추어졌지만, 실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다. 묘지 훼손은 시신과 무덤을 존중하도록 명시한 제네바 조약 핵심 조항 위반이다.
팔레스타인의 맥락에서 묘소에 대한 공격은 또 하나의 집단적 처벌이기도 하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팔레스타인인은 죽어서도 존엄을 허락받지 못하리라는 것.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망자들에게 범죄를 저지른 것은 물론 처음이 아니다.
전쟁 내내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전역의 공동묘지들을 공격하고 불도저도 밀고 파뒤집었다. 당시 CNN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월까지 가자의 팔레스타인 묘지 최소 16곳이 훼손되었다. 이스라엘인 하마스가 묘지를 “군사 목적”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 행태를 정당화했다. 위성 영상을 보면 묘지들은 전부 납작하게 밀렸고, 일부는 이스라엘 부대들의 주둔지가 되었다.
군사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팔레스타인인 묘지를 훼손한다는 변명도 어불성설이다. 서안의 팔레스타인인 장지들도 주기적으로 공격 당한다. 이 달 초에만 해도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예루살렘의 무슬림 공동묘지에 난입해 무덤들을 파괴했다. 2023년 1월에는 여러 원로 기독교 지도자들이 묻혀 있는 예루살렘의 한 기독교 공동묘지 역시 훼손 당했다.
이스라엘이 유린하는 것은 망자들이 쉬는 장소만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의 시신 자체도 표적이다. 지난해에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 유해 수백 구를 가자로 송환했다. 고문 흔적이 선명한 시신이 많았고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로 훼손되어 지역 당국에서 합장묘에 안장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스라엘 당국은 집단 처벌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을 가족에게 내어주지 않기도 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멀게는 1976년 전쟁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신까지도 억류하고 있다. 2019년에 이스라엘 대법원은 “협상”을 목적으로 한 이스라엘국의 시신 억류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이 모든 ― 무덤을 훼손하거나 파헤치고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을 손상시키거나 억류하며 이를 합법화하는 ― 일은 망인들의 기억을 지우고 가족들이 애도하고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벌주기 위한 것, 모욕하기 위한 것이다. 팔레스타인인은 죽어서도 안전과 평화를 얻지 못한다.
팔레스타인 망자들에 대한 이 모든 범죄에, 언론은 조금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 가자에서 풀려한 이스라엘 포로들의 안장에만 관심을 쏟았을 뿐이다. 인간미를 부여하는 사연도, 끝도 없는 사진도, 공식 행사 기사도, 이스라엘이 시신을 파내어 훼손한 팔레스타인 희생자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묘지에 갔다가 사랑하는 가족의 무덤이 파헤쳐져 널브러진 모습을 보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기사는 없었다.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세상은 연민하지 않았다.
지금껏 우리는 이스라엘이 저지르는 온갖 상상도 못할 범죄 보고 겪고 있다. 더 끔직한 것은 온 세상이 침묵한다는 사실이다.
무덤이란 신성하고 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공간이라는 것을, 팔레스타인인의 무덤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세상에 기어이 다시 알려주어야 하다니 이 얼마나 비극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