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가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열심히 팔고 있다. 이 오웰적인 이름이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합중국의 지원 하에 계속하고 있는 인종학살의 현실을 ― 그리고 자신이 베네수엘라에서 그린랜드, 이란까지 전 지구에 퍼뜨리고 있는 혼란과 분쟁을 ― 숨길 수라도 있다는 듯.
백악관에서는 이 괴물을 “국제 사회의 자원을 모으고 가자를 분쟁에서 평화와 개발로 이행시킬 책무를 다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홍보한다.
하지만 실은 종신의장직을 차지한 트럼프와 함께 한 몫 하려면 입회비를 내라는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초청장과 헌장 초안에 따르면 회원국의 임기는 3년이며, 영구 회원 자격을 얻으려면 10억 달러를 내야 한다.
약탈자 위원회
백악관에서는 “창립 실행위원회”가 이미 구성되었다고 밝혔는데,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시너, 온 세상에서 욕을 먹는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 세계은행 총재 아자이 방가, 하이에나 같은 헤지 펀드 자본 아폴로의 CEO 마크 로완 등 트럼프 일족, 억만장자 자본가, 초시온주의자로 가득하다.
로완은 신임 뉴욕 시장 조란 맘다니에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유대인의 “적”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얼마 만큼의 정의를 기대할 수 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별도의 가자 “집행위원회”와 “고위 대표”도 있다 ― 국제연맹 위임통치령 시대로 돌아가는 노골적인 식민 구조다.
무솔리니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통치하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평화위원회”를 설립하고 히틀러를 위원으로 초대했다. 국제연명의 지지를 받은 안이다. (후략)
알 자지라, 〈이스라엘의 지명수배 전범 네타냐후가 ‘평화위원회’에 합류하다〉영어― 크레이그 모키버Craig Mokhiber (@CraigMokhiber) 2026.01.21.
백악관에서는 또한 합중국 장성 재스퍼 제퍼스가 “안전 확보, 평화 유지, 항구적인 테러 없는 환경 확립”을 위한 국제안정화군 사령관에 임명되었다고 밝혔다.
“테러”란 물론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가리키는 말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구성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이 난데 없는 군대는 “안보 작전을 수행”하고 “보괄적인 무장해제를 지원”한다.
유일한 팔레스타인 쪽 관계자는 엄선된 “기술관료” 위원회로, 라말라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공직자 출신인 알리 샤아트가 위원장을 맡았다. 외부 식민 감독 하에서 가자 사안을 관리할 기구다.
오늘, 저의 첫 번째 공식 활동으로, 저희의 사명과 운영 원칙을 담은 NCAG 강령을 채택하고 승인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803호 및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의 20개조 평화 계획에 따라, 가자관리국가위원회는 (후략)
pic.twitter.com/WJJZLtW356― 알리 샤아트Ali Shaath (@AliShaathNCAG) 2026.01.17.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맞서 이스라엘에 부역하며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를 심화시킬 기구로 팔레스타인자치정부를 설치했던 1993년 오슬로 협정보다도 한참 후퇴한 형국이다.
수용소 속의 수용소
그런 한편, 이스라엘에서 ― 물을 것도 없이 합중국의 전적인 지원 하에 ― 가자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 넣을 수용소를 준비하는 더 곤란한 조짐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용소 속의 수용소다.
⚡️위성 사진으로 이스라엘이 가자 영구 주둔을 준비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휴전 이후로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에 최소 13곳의 전초 기지를 새로 지었다. 기존 군사 시설을 보수하고 길을 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재산을 추가로 파괴했다.
― 《드롭사이트Drop Site》 (@DropSiteNews) 2025.12.20.
🚨새 소식: 《드롭사이트》에서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합중국 군에서 주도하는 민군협력센터Civil-Military Coordination Center (CMCC) 본부에서 최대 25,000평의 팔레스타인인을 수용하기 위한 “가자 우선 계획 지구” 계획을 제출했다. (@sharifkouddous 취재)
(후략) pic.twitter.com/EabcG1fUPD
― 《드롭사이트》 (@DropSiteNews) 2025.12.21.
언론사 《드롭사이트》와 조사 단체 포렌식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에서는 이번 주에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에서 라파의 전략적 요충지를 쓸어버리고 잔해를 청소하고 있는데, 그 땅에 새로운 주거 시설을 지을 준비를 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위치는 이스라엘 방위부 장관 카츠가 지난 7월에 궁극적으로 가자 지구 인구 전체를 수용할 ‘인도주의적’ 계획도시를 만들 거라고 발표했던 곳의 북쪽 끝에 있다.
🚨속보: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휴전 협약과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 가자에서 이집트 위원회 휘장이 붙어 있는 차량을 표적공격해 언론인 모함마드 케시타Mohammed Qeshta, 압델 라우프 샤아트Abdel Raouf Shaat, 아나스 가넴Anas Ghanem을 살해했다.
이집트 위원회는 (후략) pic.twitter.com/DxGKrWJvco
― 가자 알림Gaza Notifications (@gazanotice) 2026.01.21.
아랍 체제들의 비호
그래서 트럼프의 평화위원회에 몇 개 국가가 합류했을까?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50개국을 초청했다.
백악관에서는 30개국은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초청을 받아들인 수반 한 사람은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도망자, 다름 아닌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다.
총리실 발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합중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수락, 세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위원회 위원이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 이스라엘총리실Prime Minister of Israel (@IsraeliPM) 2026.01.21.
그는 가자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인종학살로 적어도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명령하고 주도했으며, 이란을 상대로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켰고 시리아와 레바논에 대한 점령과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또한 예민 총리와 수석 각료를 살해하기도 했다.
이 인종학살 정부는 최근에 점령 당한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인 UNRWA 본부를 봉쇄하고 파괴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 당국에서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어기고 @UN 기관을 봉쇄하자 “UNRWA의 조너선 포울러는 @dwnews에 “이 참혹하고 위험한 현실에 맞서 각국 정부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동예루삶렘의 UNRWA 본부를 습격해 불도저로 파괴 (후략) pic.twitter.com/yPZJKx6642
― UNRWA (@UNRWA) 2026.01.21.
지난 수요일에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국, 사우리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에서는 평화위원회 초청을 수락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 노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공동 성명을 냈다.
아마도 이제 도망자 네타냐후와 한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공동성명
요르단하시미테왕국, 아랍에미리트연합국, 인도네시아공화국, 파키스탄이슬람공화국, 튀르키예공화국, 사우디라아비아왕국, 카타르국, 이집트아랍공화국의 외교부 장관단은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초청을 환영하며 (후략) pic.twitter.com/KvZQJDWO6a
― 요르단 외교·재외국민부وزارة الخارجية وشؤون المغتربين الأردنية (@ForeignMinistry) January 21, 2026
아르메니아, 모로코, 베트남, 벨라루스, 헝가리,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트럼프의 초청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발도 없지는 않다. 프랑스에서는 위원회가 국제연합을 대체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거절했다 ― 유엔이 얼마나 유명무실해졌는지를 생각하면 그 실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트럼프는 프랑스 와인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도 거부하거나 현 상태에서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등에서는, 아마도 워싱턴에 있는 미치광이 왕의 분노를 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대개 그렇듯, 팔레스타인에서 시작된 일이 거기서 끝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인간의 잔혹성에 대한 이스라엘의 끔찍한 실험은 시작은 가자와 점령 당한 서안이겠지만 금세 전 세계의 표준이 될 것이다.
이 평화위원회에는 지구 도처를 제 뜻대로 휘두르려는 트럼프와 공범들의 야심이 담겨 있다.
더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워싱턴에 유효한 반기를 들 수 있을 아마도 유일한 열강들이 공모하고, 아무리 좋게 말해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합중국이 만들어내는 혼돈에 맞서 국제 체제를 수호한다고 자임해 온 러시아와 중국은 트럼프의 평화위원회가 국제법 상의 합법성이라는 외피를 두를 수 있게 해 준 틀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803호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기권을 택함으로써 그들은 사실상 워싱턴에서 그토록 원했던 명분을 내어주었다.
외교적 실용주의이자 역내 합중국 꼭두각시들의 간청에 대한 응답이라고 포장되는 그들의 부작위는 인종학살 장치가 국제 사회의 집단적 응답이라며 신분을 세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 시점에서 이 광기를 멈출 수 있는 희망은 기껏해야 합중국의 속국들, 동맹국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이 갈수록 심해져서 각국에서 이 기획 자체를 거부할 수준에 이르는 것밖에 없다.
그 때는 과연 소위 국제 공동체의 나머지 나라들 ― 국제법을 준수한다고 주장하지만 합중국 앞에서 꼬리를 내리는 나라들 ― 에서 합중국이 연료를 대는 이스라엘 살인 기계를 멈추기 위해 인종학살 협약에 따른 법적 의무를 다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인종학살이 시작된 이래로 우리가 목도한 일들은 이만한 희망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평화위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 당국은 미국의 평화위 초청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주요국의 참여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내부적으로는 평화위 가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에서 ‘적극 검토’ 입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재준, 〈[단독]靑, 트럼프 주도 ‘가자 평화위원회’ 가입 적극 검토〉, 《뉴스1》, 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