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Islam Elhabil, “From rubble to rebirth,” The Electronic Intifada, 2025.11.02.

가자에 대한 무자비한 전쟁이 일 년 하고도 반이 이어진 무렵, 친척 한 명이 파괴와 상실에 굴하지 않고 삶의 조각들을 제 손으로 재건하려 나섰다.
2025년 3월, 그는 결혼을 하고 가자시 시자이야에 있는 허물어진 제 집에 작은 방 한 칸을 꾸리기로 했다. 잔해밖에는 남은 것이 없었지만 무너진 집에서 깨진 돌덩이를 모아다 쓸만한 것들을 추려 씻고 다듬었다. 그걸로 신부와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을 만들었다.
겨우 한 달 후, 이스라엘군이 일대를 침략해 주민들을 쫓아내고 남은 것들을 파괴해버렸다.
이를 비롯해, 가자 곳곳에서 사람들이 감행한 비슷한 시도들은 폐허들 사이에서도 삶을 다시 꿰메어 보려 애쓰는 이들의 소리 없는 결의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2023년 10월부터 가자를 포위하고 계속되고 있는 초토화 작전이 낳은 산더미 같은 잔해들 사이에서, 그 같은 재건 행위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저항이 된다.
2025년 10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에서 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건물 잔해는 6천만 톤에 이른다. 기자의 대피라미드 15개, 혹은 에펠탑 25개에 거의 맞먹는 양이다. 이처럼 전례 없는 규모의 파괴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 중 가장 극단적인 환경 재앙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근래 그 어떤 충돌이나 자연 재해의 여파도 이만한 것은 없었다. 비교해 보자면, 2016-2017년 모술 전투의 경우에는 약 700-1000만 톤, 2010년 아이티 지진의 경우는 약 1300-1500만 톤이었다.
가자 한 곳에서만 이미 모술과 아이티의 것을 합친 만큼의 잔해가 나온 것이다. 그것도 겨우 141 평방마일에서 벌어진, 기록된 가장 집중적인 파괴 중 하나다. 유엔 보고서는 가자에 600마일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전선 전역을 더한 것보다도 많은 잔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자는 겨우 25마일이다.
그 결과는 바로, 미증유의 환경적, 인도적 재앙이다.
이러한 잔해의 양은 지난 몇 달 간 급격히 늘었다. 최근에 이어진 파괴 탓이다. 2025년 9월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에서 무시타하 타워(16층, 76세대), 수시 타워(15층, 60세대 이상), 로야 주상복합 타워(16층, 주거 세대 및 언론·권리단체 사무실 등 120호) 등 주거용, 업무용 빌딩들을 통째로 무너뜨렸다. 이스라엘군은 이른바 “황색 지대” ― 가자 지구의 절반 이상에 적용되며 이스라엘에서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군사 지대 ― 전역에서 체계적인 파괴를 계속하고 있다.
가자시의 시자이야 및 알-투파와 알-자이툰의 일부 구역은 물론 베이트 하눈, 베이트 라히야, 라파 등지에서 끊임없이 철거와 폭격을 일삼는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위험요소다. 해당 지역들에는 조사단이 들어갈 수 없어 현재의 추정치에는 지금도 파괴 당하고 있는 상당 지역이 빠져 있다. 인종학살에 따른 실제 잔해의 양은 기존 예상치를 훌쩍 웃돌 것이라는 뜻이다.
위태로운 공중보건
이 환경 재앙은 화학적 오염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한참 전에 지났으며, 가자 지구 자체의 생물학적 분해decomposition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 6천만 톤으로 추산되는 잔해 아래에는 중장비와 구조팀이 부족해 2년이 넘도록 수습하지 못한 1만 구 이상의 시신이 여전히 묻혀 있다.
시신들은 점차 분해되면서 잔해와 섞여 유독하고 미생물이 우글대는 지대를 형성한다. 위험한 가스가 나오고 토양에는 침출수가 퍼져 결국은 이백만 명의 주된 수원인 가자 유일의 지하수층에 스며든다. 폐기물 관리 체계가 무너진 탓에, 파괴 당한 지역들이 임시 하치장이 되어버렸다. 생활 폐기물, 산업 폐기물, 의료 폐기물 ― 폭격 당한 병원들에서 나온 위험한 화학물질, 사용기한이 지난 약품, 오염된 주사기 등을 비롯한 ― 할 것 없이 잔해 옆에 쌓인다.
시신, 쓰레기, 건축물 파편이 한데 섞인 이 아수라장은 가자를 가림막조차 없는 생물학적, 화학적 오염의 장으로 만들어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전염병과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2025년 9월 현재,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의 추산에 따르면 가자 잔해의 15%가 석면, 산업 폐기물이나 중금속 등에 오염되어 일대 전체가 심각한 독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공습으로 인해 공기 중에 퍼진 미세한 석면을 흡입하면 중증 호흡기 질환과 심각한 암에 걸릴 수 있으며 그 여파가 수 세대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UNEP에서는 가자의 오염도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며 이는 지난 몇십 년간 가장 심하며 전후 모술과 알레포에서 기록된 황폐화를 능가하는 환경적, 인도적 위기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자 주민들에게 폐허의 잔해는 더 이상 전쟁의 물리적 흔적이 아니다. 말 없이 폭격, 추방, 파괴를 증언하는, 상실과 저항의 살아 있는 사료다. 그것을 치우는 일이 말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환 ― 재생과 재건이 기억의 행위가 되는 ― 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학자들, 도시계획가들은 가자의 잔해 처리를 순전히 기술적인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고 역설한다. 기록하고 확인하는 과정, 증거를 보존하고 미래의 정위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과 기억recycling and remembering
가자시청 대변인 아셈 알나비는 잔해 청소에 15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은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단기간에, 어쩌면 한 해 안에 청소를 하는 데에는 인적, 기술적, 제도적 자원을 망라하는 대규모의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트럭 천 대, 대형 불도저 이백 대, 굴착기 백 대가 2교대로 매일 열두 시간씩 작업해야 하는 계획이다. 현지, 역내, 해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현지 민간 부분의 강력한 결합, 팔레스타인의 ― 특히 가자와 서안의 ― 건설업자들,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대파괴의 와중에, 건물 잔해를 재건의 자원으로 탈바꿈시킬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봉쇄와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니 잔해를 재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인 방안이기도,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콘크리트 파편을 골라 분쇄해 재처리하면 도로를 깔거나 건물의 기초를 잡는 데에 쓸 수 있고 질은 떨어져도 벽돌을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전쟁이 끝난 후 모술과 베이루트에서는 잔해를 재활용해 도로와 인프라를 재건했다.
사라예보와 알레포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잔해 재활용은 먼지와 공해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지에 고용을 창출하고 파괴 당한 도시의 물리적 기억을 재건에 통합하기까지 함을 보여준다.
알나비의 연구는 가자의 전쟁 잔해를 해안 보존과 재건에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잔해는 침식된 해안 지대를 보강하고 매립을 통해 해안지대를 적게는 740, 많게는 1,235에이커 확장하고 가자 항구는 물론 어쩌면 관광지 및 인프라로 쓰일 인공섬까지 개발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육지에서는 잔해를 보도 블록이나 콘크리트, 도로 기반층 같은 친환경 건축 자재로 재활용함으로써 파괴를 회복과 지속가능한 개발의 토대로 전환할 수 있다.
이동형 잔해 처리장 설립, 재활용 자재 안전 검사 시험소 확보, 추모·기록 공간 역할을 할 폐허의 선정 및 보존 등에 관한 제안들이 이미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안들은 전부, 현대사 최대의 고의적 환경 파괴가 된 이 일에 대해 국제사회가 책무를 다하는 데에 달려 있다. 가자가 여전히 포위 당한 채로 재건을 해낼 수는 없거니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재건에 대한 방해와 착취를 중단하도록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제약 없이 장비와 자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그 어떤 기술적 기획도 성공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수십 년째 국경 진입로를 제맘대로 여닫고 가자의 회복 속도나 여부를 멋대로 정하면서 재건 사업을 통제와 협박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 전대미문의 환경적 포위가 아랍어에서 흔히 하는 말로 “때린 데를 또 때리고 죽은 이를 또 죽이”겠다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위협과 함께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재건은 그저 공학적인 과제가 아니라 도덕적인, 그리고 전 지구적인 임무이다.
가자 재건은 단순히 건물을 복원하는 일이 아니다. 삶을, 존엄을, 제 잔해에 깔려 죽기를 거부하는 땅에 대한 주권을 복원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