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다시 쉴새 없이 글을 토해내고 있다. 학교 일도 직장 일도, 해야 할 일들은 어느 것도 손에 잡지 못한 채 영문도 모른 채 떠오르는 글들을 받아 쓴다. 어쩌면 가장 건강한 때, 어쩌면 가장 병든 때의 일이다. 언젠가 다시 읽으면 무슨 말인지 기억조차 못할 글들을 쉼 없이 토해 낸다.
요즘 쓰는 글들은 분명히 전에 한 번씩 쓴 글이다. 매사에 데자뷰는 심했다. 영상 뿐 아니라 문장도 감각도 감흥조차도 분명히 겪은 적 있는 글들만 골라서 토해내고 있다. 어쩌면 소화되지 않은 기억들이다.
토해져 나오는, 반나마밖에 소화되지 못한 기억들. 분명히 소화되지 않았음에도, 먹을 때의 향기는 간데 없고 역한 냄새만을 풍기며, 무엇인지 겨우 가늠할 수밖에 없는 망가진 기억들.
구역감을 참으며 속에 담아둘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영문 모를 글들을 토해내고 있다.